[출장토크②] 진세연 "나에 대한 대중의 불안감 당연하다"

기사입력 2016-05-12 11:01


MBC 주말드라마 '옥중화'로 '거장' 이병훈 PD의 뮤즈가 된 진세연. 전옥서에서 태어나 전옥서에서 자란 천재 소녀 옥녀로 변신한 그가 스포츠조선 [출장토크]를 통해 그동안 말 못했던 속앓이를 털어놨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배선영·조지영 기자] 배우도 사람이다. 칭찬에 기뻐하고 질타에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다. 새로운 작품에 도전할 때는 늘 두렵고 걱정이 앞서고 실수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나 하나가 큰 도움은 못될망정 해는 끼치지 말자는 각오로 안간힘을 다해 임한다. 그럼에도 쏟아지는 대중의 비난에 괴로워하고 상처받는다. 배우 진세연(22)도 마찬가지다. 대중이 무심코 던진 돌에 매일 밤 눈물짓고 자책하는 여자였다.

MBC 주말드라마 '옥중화'(최완규 극본, 이병훈·최정규 연출)에서 주인공 옥녀 역을 맡은 진세연. SBS 일일드라마 '내 딸 꽃님이'를 통해 전 국민의 '꽃님이'로 얼굴을 알린 그는 이후 각종 미니시리즈 여주인공을 따내며 성공 궤도를 달렸다. 하지만 너무 빠른 질주였을까.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이들도 많았다.

남자주인공을 받쳐주는데 그쳤던 여주인공일 뿐 특별하지 않다는 진세연. 연기력은 농익지 않았고 매력 지수도 평범해 주연 배우로서 여러모로 결점이 많다며 뭇매를 맞아왔다. 고작 데뷔 6년 차에 접어든 어린 여배우에게 가혹한 평가가 이어졌고 이런 논란은 '옥중화' 캐스팅으로 정점을 찍었다.


50부작 대하사극을 이끌기엔 진세연의 힘이 약해도 너무 약하다는 것. 현대물로 스타성을 입증하긴 했지만 밀도 높은 연기력을 요구하는 사극에는 결점이 많은 배우라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뚜껑을 채 열기도 전 공분을 샀던 '옥중화'였고 이런 반응을 모두 알고 감당했던 진세연이었다.

"어느 정도 예상을 했던 반응이었어요. 이렇게 말하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제가 대중이라도 걱정했을 거예요. '진세연이 주인공을 할 수 있을까?', 너무나 당연한 반응이라 의외로 덤덤해요(웃음). 10년도 채 안 된 배우가 50회를 이끄는 대작을 맡았는데 이해가 안 가고 의심이 가는 건 당연하죠. 부정할 수 없는 사실에 저 역시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중이죠(웃음). 저에 대한 반응을 예상하고 조금이나마 편견을 깨보고자 했던 작품이 바로 '옥중화'이기도 했고요. 작품에 참여했을 때 열심히 하겠다고 마음먹었고 최선을 다해 노력 중이에요. 대중의 우려를 기우로 바꾸는 게 가장 큰 목표로 자리 잡기도 했고요."

솔직하고 겸손하게 자신의 현실을 받아들인 진세연의 모습은 그야말로 놀랄 노자였다. 대게 젊은 배우들, 특히 사춘기 못지않은 질풍노도의 시기 겪는 20대 여배우들에겐 미모 다음으로 굽히지 않는 지점이 연기력 논란인데 이런 부분에서 진세연은 드센 자존심을 세우지 않고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려 했다.

"진짜 솔직하게 말하자면 처음엔 저도 사람이라 (대중의 반응이) 너무 속상하고 무서웠어요. 그래서 초반에는 '본때를 보여주겠어!'라는 독한 마음을 가졌는데 지금은 또 소심해졌어요(웃음). 어린 옥녀로 활약한 (정)다빈이가 너무 잘하는 거예요! 절 못 믿는 분들을 생각하며 투지를 불태웠는데 다빈이의 열연으로 의기소침해졌다고 해야 할까요? 부담과 걱정을 더 많이 하게 된 것 같아요. 그동안 촬영했던 걸 떠올리면서 초조하기도 했고요. 하하."


결과적으로 우려는 기우였음이 증명됐던 '옥중화' 4회였다. 달라도 너무 달랐던 진세연의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고, 솔직 담백한 매력이 숨겨진 무기였음을 증명했다. 2%의 재능과 98%의 노력을 보일 줄 아는 진세연에게 빛나는 가능성이 발견한 순간이기도 했다.


"우려도 크지만 그만큼 응원해주시는 제작진, 팬들이 있어 지레 겁먹고 포기하면 안될 것 같아요. 특히 이병훈 PD가 '할 수 있다'며 늘 다독여 주고 있으니까요. 용기를 가지고 이병훈 PD의 지휘대로 잘 따라가는 게 우선인 것 같아요. '옥중화'를 촬영할 때마다 '이 작품이 마지막 작품이다'라는 생각을 해요. 혹여 마음이 풀어지고 나태해지면 그 모습이 캐릭터에 드러날까 걱정돼서 늘 마음을 다잡죠. 다음이 없다는 극한 생각으로 임하고 있어요. 하하. 언젠가는 저도 성장해 멋진 배우가 될 수 있겠죠? 그런 의미에서 '옥중화'는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 자신해요. 시청자도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출장토크③]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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