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토크②] 신구 "나도 나문희-김혜자랑 멜로하면 안될까?"

기사입력 2016-06-01 10:19


신구가 스포츠조선 인터뷰 카에서 '출장토크'에 응하고 있다. 신구는 극 중 석균 캐릭터가 꼰대로서 행동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스포츠조선 김겨울 기자· 백지은 기자] 여전히 심장은 뛴다.

'디마프' 시니어벤져스의 이야기다. '디마프'는 "여전히 살아있다"고 외치는 황혼 청춘들의 인생 찬가를 그린 드라마다. '황혼 청춘'은 형용 모순이지만 '디마프'를 한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충분히 납득할 만한 얘기다. 세월은 흘렀고 육신은 나이 들었지만 20대 청춘보다 뜨거운 심장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든 만큼 어깨에 짊어진 짐의 무게는 더 커졌다. 아직까지 자식들을 건사해야 하고, 그들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애쓴다. 신구가 연기하는 김석균이 딱 그런 역할이다. 김석균은 대책없는 '꼰대' 캐릭터다. 자식들에게 따뜻한 말 한 마디 건네는 법이 없고 세계여행이 소원이라는 아내에게는 "나 죽으면 집 팔아서 가"라고 쏘아붙인다. 보릿고개를 지나며 생계를 이어온 탓에 절약 정신이 몸에 뱄기 때문이다.

"못됐지. 까칠하고 짠돌이고. 다 싫어해. 그런데 이 인물 배경을 보면 어쩔 수가 없어. 조실부모하고 형제들을 뒷바라지 한 캐릭터야. 그러다 보니 아낄 수밖에. 쓸데없이 전기 켜 놓으면 끄고 500원 갖고 따지고 그래. 보릿고개를 견디며 살아온 사람이다 보니 아끼고 저축하는 게 일상화돼있고 하니까 자연스럽게 표출되는거야. 앞으로 100세 시대라는데, 30년은 남았잖아. 늙어서 배고픈 게 싫은 거지. 석균은 정아랑 같이 앞으로 30년은 더 살아야 하는 책임감을 가진 인물이다 보니까."

신구는 우리시대 꼰대가 다 그렇다고 했다. 젊어서 배고픔을 이기기위해 즐기는 것을 미뤘던 이들이 늙었다고 즐기는 법을 알겠느냐고.


사진출처=tvN '디마프' 영상 캡처
하지만 "세월의 흔적은 피할 수 없겠지만 마음만은 뜨겁다"고도 했다.

황혼 청춘들에게도 사랑의 열매는 남아있었다. 주현이 연기하는 이성재가 그렇다. 이성재는 첫사랑 조희자(김혜자)에게 적극적으로 구애하고 있는 상황이다. "잘 잤냐 꼬마야"라며 뺑소니 소동을 핑계로 조희자에게 본격적으로 작업을 걸고 있다. 그런가 하면 오충남(윤여정)도 이성재에 사랑의 감정을 느끼기 시작하며 삼각관계를 예고하고 있다.

'황혼 청춘의 로맨스', 자신과 정반대의 성격을 지니고 다른 상황을 연기하는 주현을 신구는 부러워했다.


"나는 멜로 주인공이 참 어려울 것 같거든. 틀에서 벗어나기가 참 힘들어. 나는 그 틀에 들어가기가 힘들 것 같아. 희자 남편이 바람피고 죽었던 게 나 때문에 소문났어. 그래서 내가 '벽장에서 죽었다고 했지 가둬죽였다고 했냐'라고 했잖아. 그런 감정이 아직 살아있는거지. 나도 멜로 할 수 있는데 (배역을) 안 주니까 평생 못해보고 살았지."

신구는 "나도 희자랑 연애할 수 있는데"라며 슬며시 미소를 머금는다. 그러고는 재차 "정아(나문희)랑 삼각관계가 궁금하다"는 말에 "정아랑 희자랑 멜로 연기 시켜주면 할 수 있지"라며 껄껄 웃었다.

평균 연령 70대, 연기 열정을 간직한 채 현역에서 뛰고 있는 베테랑들이 모인 만큼 누가 '연기의 신'일지도 궁금하다.

"그걸 콕 집어서 얘기하라면 어렵지. 각자 색깔도 모양도 다른 연기들이니까. 같은 것 같아도 맛이 달라. 나문희하고 김혜자하고도 달라. 김혜자는 본인이 하는 연기가 나름대로 있잖아. 4차원이고 맹하고 소녀같고 그런 걸 잘 표현해. 누굴 콕 집어서 뭐가 낫다고 할 수 없어."

그렇다면, 나이 서열은 어떨까. "김영옥이 나보다 한 살 아래지. 극 중에서는 고두심의 엄마로 나오니까 내 세대들의 엄마로 나오지만 말야. 하하."

winter@sportschosun.com, silk781220@, 사진=이새 뉴미디어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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