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김겨울 기자·백지은 기자] '디마프'가 화제를 모았던 또 다른 이유는 바로 노희경 작가 때문이다.
|
실제로 '디마프'는 황혼 청춘들의 이야기를 맛깔나게 그리고 있어 호평받고 있다. 드라마 속에서 누군가의 아버지, 어머니로 불리는 인물들이 주인공으로 설정된 것 자체가 어찌보면 모험이었다. 노 작가는 노인들을 말이 통하지않는 뒷방 늙은이로 치부하는 이 사회에 꼰대들의 마음도 뜨겁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사랑 앞에서 이기적이고, 과거사를 돌이키며 끝내 머리 끄덩이를 잡는 활활 타오르는 열정과 마음을 지닌 사람들의 이야기다. 거기엔 긴 세월을 함께 버틴 그들만의 역사와 의리도 담겨있다. 이런 통찰력은 웰메이드 드라마, 힐링 드라마라는 수식어를 담기 충분한 것이다.
|
하지만 '디마프' 속 배우들은 이런 고정관념을 기분좋게 날려버렸다. 심지어 꼰대들의 속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마저 만들어줬다.
'몸은 늙어도 마음은 안 늙으니까 너무 힘들다'라는 대사가 대표적인 예다. '그들도 우리와 같다'라는 일침을 가한 것이다.
"노희경 작가가 전체적으로 포인트를 짚고 가는 대사들이 많아. 한마디 한마디가 다 주옥같아. 촬영 전에 6권인가 대본이 나왔으면서 준비했고, 지금도 대본도 다 써놨다고 하더라고. 그것도 좋은 거야. 배우들이 작품에 충실해질 수 있는 이유 중 하나지. 쪽대본이 없었어."
신구는 칭찬을 이어갔다.
"'태양의 후예'도 사전제작을 하니까 충분히 검토하고 미리 보완할 수 있었잖아. 작품이 좋아질 수밖에 없지. 사전제작한다고 다 성공하는 건 아니지만 그런 방향으로 일찍 갔어야 해."
마지막으로 그에게 연기를 오래할 수 있는 비결을 물었다.
"연기자의 가장 큰 덕목은 누가 뭐래도 성실함이라고 생각해. 성실하게 자기에게 주어진 역할이 크거나 안크거나 최선을 다하는 거지. 그렇게 연기하다 보면 연기를 잘한다는 말을 듣는 거지. 그리고 배우도 결국 자기가 경험한 것 안에서 연기라는 게 나온다고 생각하거든. 사람이니까. 그 말은 배우가 자신의 인생을 걷다보면 또 그만큼 연기 폭이 넓어진다는 거지. 그러니까 연기자로서도 한 사람으로서 인생에서도 충실하게 살다보면 되는 거지 뭐."
시크하게 말하는 그의 말이 여운이 남는다. '디마프'에서 보여지는 불통의 아이콘 석균, 오늘 인터뷰 한 신구, 그리고 우리들의 아버지가 어쩌면 같은 꼰대가 아니었을까. 결국 자신의 상황과 세월에 충실한 꼰대들. 우리가 지금 이 세상을 누리고 있는 것도 저들 덕분이 아니었을까 싶다.
winter@sportschosun.com, silk781220@, 사진=뉴미디어팀 이새 인턴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