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 젝스키스, 16년 만에 봉인해제 '젝키史' (feat. H.O.T.) (종합)

기사입력 2016-06-02 00:37


라디오스타 젝스키스

[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라디오스타' 젝스키스가 16년 동안 숨겨둔 '젝키 스토리'를 대방출했다.

1일 밤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는 'Oh~LOVE~ 젝키 사랑해' 특집으로 젝스키스 은지원, 이재진, 강성훈, 장수원, 김재덕이 출연해 입담을 뽐냈다.

이날 리더 은지원은 컴백만큼이나 화제가 된 YG와의 계약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YG는 대형기획사여서 엄두가 안 났다"면서도 "우리 욕심으로는 제대로 된 대형 기획사에서 지원받으면서 컴백하고는 싶었다. 하지만 알아보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또 은지원은 YG와 노예 계약이라는 소문에 대해 "내가 인터뷰 때 말했다. YG가 노예다. 현석이 형님이 그러더라. 그만큼 우리에게 많은 배려를 해주셨다"며 "음원 수익 배분 비율에서도 최고의 대우를 해주셨다"고 설명했다.

희대의 라이벌 H.O.T.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었다. 과거에는 언급조차 어려울 정도로 살벌한(?) 경쟁구도를 형성했지만, 16년이 지난 지금은 한때의 추억으로 여유로운 마음으로 말할 수 있었다. 특히 아이러니하게도 김재덕은 H.O.T. 토니와 7년째 동거를 할 정도로 같은 멤버보다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멤버들로부터 '간첩', '나라 팔아 먹은 놈'이라는 공격을 받기도 했다.

강성훈은 "H.O.T.가 나오면 그때 당시는 전혀 이룰 수 없었던 합동 콘서트를 해보고 싶다"며 "이재진도 장난으로 '타도 H.O.T.'를 말하는 거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재진은 "난 장난 아니다. 나와라"라며 한결같은 '타도 H.O.T.'임을 증명(?)했다. 이에 MC 김구라는 "H.O.T.도 회사에서 재결합을 추진하는데 한 명이 애를 먹인다고 하더라"고 말했고, 은지원은 "우린 고지용이 애먹인 건 아니다. 회사 생활을 하니까 그걸 고려하면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또 멤버들은 활동 당시 H.O.T.에 대한 부러움도 털어놨다. 멤버들은 "우리 '커플' 뮤직비디오는 사무실 문 배경이나 예능 출연 영상을 편집한 걸로 제작했다. '로드파이터'는 지하철 안과 노래방에서 찍었다. 우린 뮤직비디오에 대한 한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강성훈은 "H.O.T는 회사에서 지방 팬들을 위해 버스를 대절해줬는데 우리는 그런 시스템이 없어서 노랭이들(젝스키스 팬)이 불만이 있었다. 경기장에 가보면 그냥 흰 풍선 속에 노랑 풍선이 섞여 있어서 달걀프라이 같았다"고 속상해했다. 이에 장수원은 "터지면 다 물들이는데 잘 안 터진다"며 시적인 표현(?)으로 웃음을 안겼다.


이날 젝스키스 결성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공개됐다. 강성훈은 "사실 젝스키스를 만들기 전에 나하고 은지원이 듀엣 데뷔를 앞두고 있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H.O.T.가 나왔고, 사장님이 심경 변화가 왔다. 난 둘이 하고 싶어서 그룹은 안 하겠다고 했더니 사장님이 네가 원하는 멤버로 뽑겠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강성훈은 "장수원은 오디션에서 할 줄 아는 게 없다고 말하는 솔직한 모습이 매력 있었다. 김재덕과 이재진은 춤을 미리 테이프로 봤는데 말할 필요도 없이 잘 췄다. 김재덕은 각기 댄스를 잘 췄고, 이재진은 웨이브 댄스를 잘 췄다. 실물을 확인한 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지용은 원래 내정된 멤버가 있었는데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였고, 지용이가 가수 하고 싶다고 해서 하게 된 거다"라고 덧붙여 젝스키스의 실세였던 사실이 16년 만에 밝혀졌다. 특히 이런 사실에 대해 전혀 몰랐던 김재덕은 "난 사장님이 날 보자마자 하라고 해서 얼굴이 맘에 드는 줄 알았다"며 글썽거려 웃음을 자아냈다.


'노랭이들'을 마음 아프게 한 젝스키스 해체의 진짜 이유도 드러났다. 은지원은 "그때 당시 너무 힘들고 스케줄 소화하기가 힘들었다. 한 해에 앨범, 영화, 뮤지컬을 동시에 한 적도 있었다"며 "소속사와 마찰보다는 가깝게 붙어있던 매니저와 사이가 가장 안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장수원은 "소속사의 관심이 사실 핑클 쪽으로 많이 넘어가지 않았었나 싶다"며 서운함을 드러냈다. 은지원은 "지금은 '그때 더 활동할 걸'이라는 아쉬움이 남긴 한다"고 말했고, 김재덕은 "우리 멤버들끼리는 사이가 좋았다"고 말했다. 강성훈은 "사실 그때 소속사에서 나와 은지원만 남으라고 했는데 나머지 멤버들도 생각해서 우리도 그냥 나왔다. 당시에는 계약서가 없었다"고 밝혔다.

또 이재진은 과거 논란이 된 '탈영'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재진은 "군대에서 힘든 건 없었다. 군대 가기 전에 힘들었다. 아버님이 2006년에 돌아가셨고, 어머님이 아프시다가 2008년에 돌아가셨다. 그 후에 입대했는데 많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진해서 복귀하려고 했는데 헌병대에 잡혔다. 33일 동안 미복귀했다. 아버지 고향 가서 여관에서 지내다가 어머니 고향 가서 지내고 했다. 영창에서 33일간 지내고 재판받고 원래 부대로 복귀했다"고 설명했다. 이재진은 "제대 후 동생 결혼 발표하기 전 배 속에 아기가 있다고 그래서 그때부터 마음이 편안해졌다. 내가 이기적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반성했다.

이 밖에도 젝스키스는 '노랭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노래'라는 주제에 "팬들이 듣고 싶어하는 곡"이라며 '로드 파이터'와 '예감'을 선곡해 16년간 기다려준 노랭이들을 위한 팬서비스를 선보였다.

마지막으로 은지원 "서로 몰랐던 부분이 커서 놀랐다. 해체 후 개인사를 직접적으로 들을 일이 없었다"고 말했고, 이재진은 "데뷔 시절부터 해체·개인사·몸담고 있는 YG까지 총망라 됐던 거 같다. '라디오스타'가 도움이 된 거 같다. 말하고 나니까 기분도 좋다"며 웃었다. 이어 강성훈은 "기분 좋고 유쾌한 시간이었다. 팀 내에서 오글거림 담당하고 있으니까 계속 함께 할 게 기대되고 설렌다"며 팬 사랑을 과시했고, 김재덕은 "몰랐던 게 많아서 충격의 시간이었다"면서도 "다시 한 번 멤버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supremez@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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