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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쉬운 여자와 단순한 남자가 만났지만 어떻게 된 영문인지 사랑은 쉽지도, 단순하지도 않다. 한 발짝 다가서면 한 발짝 물러서는 미련한 남녀. 두 사람은 핑크빛 해피엔딩이 될 수 있을까? 아니면 비극적인 새드엔딩을 맞을까?
끝내 박도경으로부터 "사랑한다"라는 말 한마디 듣지 못한 서해영은 더이상 버틸 수 없었다. 말 그대로 제어 불능 상태가 된 것. 박도경을 생각하다 넋이 빠졌고 또 울컥하는 마음에 눈물을 흘렸다. 사람들이 모두 손가락질하며 비웃어도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다. 서해영의 회로 속에는 오직 박도경뿐이었다.
자존심 따위 버린 지 오래, 서해영은 박도경을 찾아가 "화가 나서 잠이 안 오다가 보고 싶어서 잠이 안 와. 그냥 내 마음 바닥날 때까지 같이 가주면 안 될까? 바닥까지는 아니고 수그러들 때까지만. 그쪽 차버리면 나 오랫동안 힘들 거 같아. 아무도 모르게 조금만 사귀다 헤어지자"라고 애원했다. 엄마 황덕이(김미경)의 말처럼 세상천지 최고의 팔푼이, 이 세상에서 제일 미친X이 돼 매달린 서해영이다.
박도경의 주치의 박순택(최병모)은 박도경의 기시감에 대해 박도경이 교통사고를 당해 누워 있고 죽기 전 서해영을 아쉬워하는 마음이 너무 강해서 서해영에 대한 영상이 보였다는 진단을 전했다. 결국 박도경은 조만간 죽는다는 것. 이 때문에 박도경은 서해영을 받아줄 수 없었다.
12회 후반부 억지로 서해영을 내치면서 괴로워하던 박도경에게 또 다시 미래가 보였다. 영상은 "참 어렵게 돌고 돌아서 각자 제짝한테 돌아갔다"라는 한태진의 말을 비롯해 서해진이 살던 창고 방을 작업실로 고치고 이를 본 이진상이 "여기 살던 그 여자에게 연락은 오냐?"라고 묻는 장면, "연락이 왜와"라는 박도경의 대답이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한 오해영은 회사를 떠났고 한 오해영은 꿋꿋이 다닌다. 여기서 떠난 오해영은 누구고 꿋꿋이 다니는 오해영은 누굴까?"라는 누나 박수경의 말, 자신을 보고도 차갑게 지나쳐가는 서해영의 모습 등이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충격적인 자신의 교통사고 장면이 연이어 보였다. 머리에 피를 철철 흘리면서 서해영을 떠올리는 박도경은 죽는 그 순간 "미안해" "사랑해"라는 진심을 토해내며 눈을 감는 모습으로 기시감은 끝났고 박도경은 눈물을 흘렸다.
서해영과 박도경, 한태진을 괴롭힌 사건의 진실이 겨우 밝혀졌지만 엉켜버린 실타래를 모두 풀기엔 역부족이다. 더군다나 이날 등장한 박도경의 기시감은 두 사람의 이별을 암시하고 있어 시청자를 애타게 만들었다. 돌고 돌아 제짝에게 돌아갔다는 한태진의 말과 서해영으로부터 연락이 없다는 것, 박도경의 죽음까지. 두 사람의 잔인한 이별을 예고했다. 온 우주가 서해영과 박도경의 사랑을 응원하고 있지만 지금 펼쳐진 내용으로는 해피엔딩보다 새드엔딩에 가까운 상황이다.
그렇다고 해피엔딩에 대한 가능성일 1%도 없는 것은 아니다. 박도경이 운명을 거스르고 현재에서 다른 선택을 하는 것. 결국 미래를 바꾸는 방법이 해피엔딩을 맞는 최선이다. 과거 박순택은 박도경을 향해 "형이랑 같이 뚫어보자. 다른 결론이 있을 수도 있다"며 희망을 안겼고 박도경 또한 이날 말미 "형(박순택) 나 죽어도 상관없어. 절대로 후회하면서 죽지 않을 거야. 내 마음 끝까지 가볼 거야"라고 어디론가 질주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다음주 방송될 13회, 14회에서 박도경이 서해영을 받아들인다면 자연스레 미래도 바뀔 것. 해피엔딩의 여지를 남긴 상태다.
이제 '또 오해영'은 엔딩까지 6회가 남은 상황. 해피엔딩을 예고했다 돌연 새드엔딩 떡밥을 던진 '또 오해영'. 여러 복선 속 '또 오해영'이 선택할 결말은 무엇일지 시청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tvN '또 오해영' 화면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