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심폐소생송' 표절 강행, 韓 방송가 공분 "비상식적 행위"

기사입력 2016-06-11 09:15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중국 방송사의 표절 강행에 국내 제작사도 분노했다.

중국 장수위성TV는 9일 '명곡이었구나(原來是金曲)-단오 명곡을 건지다(端午金曲撈)'를 방송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추석 특집으로 방송된 SBS 파일럿 프로그램 '심폐소생송'을 표절했다는 논란을 야기했던 바 있다. 이에 한국 제작사 코엔미디어는 "표절로 인한 권리 침해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장수위성TV는 이러한 경고를 무시하고 그대로 방송을 내보낸 것이다.

방송은 무대 세트 디자인 정도에서 일부 차이가 있었을 뿐, '심폐소생송'을 그대로 베낀 모양새였다. 사회자가 처음 등장해 노래를 부르고 프로그램 규칙과 취지를 설명하는 오프닝부터 원곡에 대한 힌트가 제공되고 패널들이 장단을 맞추는 방식도 같았다. 4명의 '노래 깨우는 자'(심폐소생사)가 1절을 부른 뒤 현장 200명 관객 투표를 통해 노래 깨우기 여부를 결정하고 120표 이상을 획득하면 원곡자가 등장하는 포맷 역시 똑같았다.

이러한 중국 방송사의 국내 프로그램 표절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심폐소생송' 외에도 '무한도전', '슈퍼맨이 돌아왔다', '히든싱어', '판타스틱 듀오', '안녕하세요' 등이 한차례 권리를 침해당해 논란이 야기된 바 있다.

그러나 좀처럼 달라지지 않는 중국 방송사의 태도에 국내 제작사도 강경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코엔미디어는 9일 서울 모처에서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각방송사 독립제작사협회 등 유관 기관 관계자들과 모여 중국 방송사의 무차별 표절 세태 심각성을 공감했다. 또 유사 사례가 일어나지 않도록 국제 사회를 통한 호소는 물론 법률 외교적 노력을 다각도로 전개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또 코엔미디어는 8일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에 공문을 보내 장수위성TV의 '심폐소생송' 표절 사실과 저작권 침해 사항을 고발하기도 했다. 코엔미디어는 "장수위성TV가 '심폐소생송'의 저작권자가 코엔미디어임을 알면서도 무단으로 똑같은 프로그램을 제작·방송했다. 의도적으로 당사의 '심폐소생송'을 표절한 행위는 당사의 합법적 권익을 심각하게 침해한 것"라며 "이는 중국 티비시장의 공정한 질서와 환경도 어지럽히고 있는 바 제지하지 않으면 한·중 양국 매체의 합작과 교류에 불리한 영향을 미치고 중국 TV 매체의 국제적인 명성이 훼손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 3월 장수위성TV와 '심폐소생송' 포맷 라이선스 구입 의향이 포함된 합작확인서를 주고 받았음에도 중국 내 규제 등을 이유로 판권은 사지 않은 채 제작 인력만 원했다. 또 저작권이 장수위성TV에 있음을 명시하자는 등 지나친 요구를 해 협의가 중단됐다. 양측 협의가 명확히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허락 없이 프로그램을 제작 및 방영한 것은 비상식적인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엔미디어 안인배 대표는 "중국 방송사의 저작권 침해와 불공정 거래를 언제까지 두고 볼 것인가. 정부와 지상파 3사가 합심해 우리 콘텐츠를 지킬 수 있는 보호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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