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해체 수순' 포미닛, 왜 현아만 큐브 잔류를 택했나

기사입력 2016-06-13 17:14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현아는 왜 잔류를 택했을까.

5인조 걸그룹 포미닛이 사실상 해체한다. 12일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이하 큐브)는 포미닛 활동 종료를 공식 선언했다. 소속사 관계자는 "현아와는 재계약을 마친 상태다. 아직 계약 기간이 남아있는 만큼 다른 멤버들과도 끝까지 대화하며 멤버들의 미래를 위해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고자 한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그룹의 활동 종료를 선언한다는 건 분명 이례적인 일이다. 그러나 더이상 그룹 활동을 지속하기엔 멤버들이 원하는 활동 방향이 너무나 달랐고, 소속사의 이윤과 그룹 존속도 중요하지만 멤버들의 미래가 더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활동을 종료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로써 포미닛은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게됐다. 앞으로 멤버들은 소속사와 재계약 여부를 타진하는 한편 개별 활동에 돌입하게 된다. 남지현과 허가윤은 연기 쪽으로 활동 방향을 바꿀 계획이고, 현아는 꾸준히 가수로서의 활동을 예상하고 있다.

그런데 이쯤에서 의문이 생긴다. 다른 멤버들은 아직 큐브와의 재계약 여부를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그런데 왜 유독 현아만 일찌감치 큐브 잔류를 선택한 것일까.


사실 냉정하게 말해 포미닛의 메인은 현아였다. 데뷔 초부터 '현아 그룹'이라 불렸을 정도로 현아의 비중이 높았다. 그룹 내 인지도도 그렇지만 솔로 가수로의 역량도 입증했다. '체인지', '버블팝' 등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섹시 솔로 여가수 중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하게 된 것이다. 또 비스트 출신 장현승과 결성한 트러블메이커까지 인기를 끌며 흥행 보증 수표임을 공고히 했다. 그런 만큼 포미닛 계약 기간 종료 임박 시즌부터 현아에게 눈독 들이는 사람은 많았다.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라도 현아에게 러브콜을 보내겠다는 목소리도 종종 있었다. 그러나 현아는 모든 유혹을 뿌리치고 큐브 잔류를 선택했다.

현아가 큐브에 잔류하기로 결정한 것은 소속사와의 의리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아는 건강 상의 이유로 원더걸스에서 탈퇴했다. 하지만 가수에 대한 꿈을 접을 순 없었다. 그런 그의 손을 잡은 것이 큐브 홍승성 대표였다. 그렇게 현아가 큐브 소속이 된 건 벌써 8년째다. 이미 가수로서 정점을 찍긴 했지만 제2의 인생을 열어준 홍승성 대표와의 의리 때문에 잔류를 선택했다는 얘기다.


소속사에 대한 믿음도 한 몫 했다. 솔로 가수로서의 커리어를 봤을 때 현아는 과도기를 맞고 있다. '체인지', '버블팝', '빨개요' 등 노골적인 섹시미로 승부를 봤던 그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발표한 미니4집 '에이플러스'를 보면 남성 팬들이 열광했던 '패왕색'의 기운을 상당히 내려놨다. 단순한 섹시 컨셉트에서 탈피, 자연스러운 느낌을 살렸고 특유의 걸크러쉬 매력을 더해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팬덤에도 변화가 생겼다. 남성팬들보다 여성팬들이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게 컨셉트와 성격의 변화를 겪고 있는 시점인 만큼, 누구보다 현아에 대해 잘 알고 데뷔 초부터 이미지 메이킹을 도맡았던 큐브에 남는 것이 안전한 선택이라는 평이다.

포미닛은 떠났지만 큐브와 함께 솔로 가수로의 완벽 변신을 기약할 현아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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