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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한 편의 드라마로 고질적인 편견을 깬 배우 장근석과 여진구. 서른 살의 장근석, 스무 살의 여진구에게 가능성을 열어준, 더할 나위 없었던 시간이었다.
지난 3월 28일부터 6월 14일까지 3개월간 숨 가쁘게 달려온 SBS 월화드라마 '대박'(권순규 극본, 남건·박선호 연출). 조선을 두고 벌이는 두 왕자의 한판 대결이라는 굵직한 스토리에 그동안 드라마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금기해왔던 도박을 전면에 배치하며 24회 대장정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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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 2014년 1월 종영한 KBS2 드라마 '예쁜 남자' 이후 '대박'으로 2년 만에 드라마 복귀를 선언한 장근석은 그간의 부진을 타파할 '화끈한 변신'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예쁘장한 '꽃미남' 이미지를 과감히 내려놓은 장근석은 땅에 구르고 진흙에 빠지는 건 물론 살아있는 뱀을 뜯어 먹는 등 온갖 '생고생' 연기를 선보였다. 스스로 '대박'을 통해 한정된 이미지를 벗어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 마음먹은 장근석. 그의 절치부심이 고스란히 드러난 '대박'이었다.
여진구 또한 남자로서 배우로서 성장을 보여준 계기가 됐다. 2012년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 2013년 영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등 일찌감치 '스타 아역'으로 누나들의 마음을 불 지폈던 여진구는 이번에야말로 소년티를 완벽히 벗고 치명적인 옴므파탈로 매력을 발산했다. 투전방에서 기생에 둘러싸인 조선 최고의 한량으로 첫 등장한 여진구는 강렬 그 자체였다. 이후엔 아버지 숙종을 연기한 최민수와 밀리지 않는, 살 떨리는 연기 대결을 펼치며 내공을 드러냈다.
비록 작품 자체로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대박'이지만 서른의 장근석과 스물의 여진구에겐 미래를 기다리게 만드는 가능성을 안겼다. 반짝 빛나고 말 '스타'가 아닌 10년, 20년 후가 더욱 궁금하고 기다려지는 진짜 배우로 완벽히 진화했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스포츠조선 DB, SBS '대박' 화면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