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슬램덩크'가 뿌린 女예능 씨앗, '비디오스타'로 꽃필까

기사입력 2016-06-21 17:44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여자 예능이 다시 부활하고 있다.

KBS2 '언니들의 슬램덩크'가 시청자들의 호응 속에 입지를 다지고 있는 가운데, MBC 에브리원에서 여성판 '라디오스타'인 '비디오스타'가 출범을 알렸다. 여자 예능 전성기가 다시 포문을 열고 있다.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라미란, 김숙, 홍진경, 민효린, 제시, 티파니 6인의 멤버들이 꿈에 투자하는 계모임 '꿈계'에 가입하면서 펼치는 꿈 도전기를 그리는 프로그램. KBS가 정규 예능 프로그램으로 2008년 '하이파이브'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여성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점에서 화제가 됐다. 그만큼 주변의 우려도 컸다.

초반 성적은 다소 아쉬웠다. '언니들의 슬램덩크' 첫 회는 5.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였고 2회는 4.9%였다. 다양한 개성을 지닌 멤버들은 아직은 어색함이 감돌았다. 꿈을 향해 함께 노려한다는 콘셉트는 좋았으나, 그 과정에서 웃음 포인트를 잡는 것이 난제였다.

하지만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기대 이상으로 빠르게 자리를 잡아갔다. 관광버스 운전사가 되고 싶은 김숙의 꿈, 걸그룹 데뷔를 향한 민효린의 도전을 통해 멤버들은 함께 땀을 흘리며 진한 우정을 쌓았다. 처음 김숙이 자신의 꿈에 함께 도전해 줄 지원자를 받을 때는 선뜻 일어나지 못했던 멤버들. 하지만 이제는 동료의 꿈을 자신의 꿈처럼 응원하고, 너나 할 것 없이 함께 배우고 익혔다. 오랜시간 고생을 함께 하고 극복해가면서 케미와 웃음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을 것만 같았던 이들이 뭉쳐, 어떤 예능 보다 독특한 케미를 만들어냈다.

'슬램덩크'가 론칭했을 당시 각 분야에서 '센 언니'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이들이 모인 만큼 이프로그램에 '센 여성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초점을 맞출 거라 추측했다. 하지만 방송에서 보여진 이들은 억지로 세 보이려고도, 억지로 웃기위해 무리수를 던지려고도 하지 않았다.

'숙크러쉬'로 사랑받고 있는 김숙은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오히려 남자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세 보이려고 했을텐데 여자끼리 있으니 그럴 필요가 없더라. 남자들한테는 세게 할 수 있겠는데, 여동생들한테는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멤버들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집중했고, 시청자도 공감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반응은 시청률로도 나타났다.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지난 10일 7.5%를 기록하며, 방송 10회 만에 강력한 경쟁자인 MBC '나 혼자 산다'를 제치고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7일에는 6.9%로 2주 연속 1위 자리를 지키며 이것이 반짝 인기가 아님을 입증했다.


'언니들의 슬램덩크'가 뿌린 여자 예능의 희망을 '비디오스타'가 꽃으로 피워내려 하고 있다. MBC에브리원 신규 예능프로그램 '비디오스타'은 여성MC들이 이끄는 토크쇼로 '라디오스타'의 스핀오프 콘셉트 프로그램으로 박소현, 김숙, 박나래, 차오루이 MC로 캐스팅됐다.

'비디오스타'는 정통 토크쇼를 표방하면서도, 필터링 없는 필리버스터를 연상케 할 만큼 대담하고 직설적인 토크를 예고하고 있다. '20년 베테랑MC' 박소현과 '대세 예능인' 김숙, 'MC유망주' 박나래, '야망돌' 차오루까지. 여성 예능인들로만 구성된 이 토크쇼가 남성 MC로만 꾸려진 '라디오스타'와는 또 어떤 다른 매력을 발산할지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언니들의 슬램덩크'가 입증한 여자 예능의 가능성이 '비디오스타'로 이어져, 여성 예능인들에게도 더 많은 기회들이 생겨나길 기대해 본다.

ran61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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