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깊어졌다. 그리고 더 짙어졌다.
영화 '비밀은 없다'는 국회 입성을 노리는 신예 정치인 부부의 딸이 사라지면서 일어나는 15일 간의 이야기를 그려낸 미스터리 스릴러물. 손예진은 딸의 실종 이후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아내 연홍 역을 맡았다.
연홍은 딸의 실종을 맞닥뜨리는 상황 속, 단아하고 정숙한 정치인의 아내에서 광기가 느껴지는 모성으로 가득 차게 되는 입체적인 캐릭터이다. 영화 속에서 손예진은 연홍이라는 옷을 제대로 입은 듯 했다. 그는 이경미 감독이 그리고자 했던 뒤틀린 세상에 사는 비정상적인 모성을 가진 여성상을 매력적으로 담아냈다.
|
|
사실 손예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단연 청순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간 그가 만들어 온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청순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이미 배우인생 15년 차. 그 동안 배우로서 성장해오면서 그녀에게도 조금씩 변화가 생겼다.
"아직까지 제 전작들에 대한 추억을 얘기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너무 감사한 일이죠. 그 영화들을 찍을 당시보다 지금 다시 되돌아보게 되는 시점에서 '그 작품들이 참 소중했구나'를 더 느끼게 돼요. 일부러 청순한 이미지를 벗어내려고 한 건 아니예요. 그 동안 저의 보여지지 않은 모습들을 보여줌에 있어 달라진 게 있다면 경험의 차이겠죠. 예전보다 시야가 넓어졌고, 흥미를 느끼게 되는 이야기가 달라지기도 한 것 같고요."
|
사실 틀에 박힌 연기, 잘 할 수 있는 역할만 선택하는 배우들도 있다. 하지만 손예진은 다르다. '믿고 보는 배우'라는 타이틀을 가진 이 여배우는 그 동안 꾸준히 쌓아온 자신의 경험과 주관을 가지고 작품을 선택하는 폭을 넓히고 있다. 그리고 열린 마음으로 연기에 대한 열정을 작품 안에 오롯이 쏟고 있다. 그렇게 연기를 하면서도 연기에 대한 갈망도 점점 짙어진다는 손예진. "배우라면 누구나 그런 열망 있거든요. 더 지독한 연기를 꿈꿔요. 설경구 선배님을 만나도 그렇고 다른 선배 분들도 그런 얘기를 하세요. 아주 고통스러운 연기를 하고 나면 저 스스로도 '그래 고생했어' 라는 얘기를 비로소 할 수 있거든요. 그런 기회들이 많이 주어졌으면 하고요. 스스로 만족하는 거죠. '고통을 즐긴다' 라고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배우라면 그 고통도 즐길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
그렇게 필모그래피에 또 하나의 인상적인 발자국을 남긴 손예진. 이제 남은 것은 관객들의 몫이다. 영화 '비밀은 없다'는 오는 23일 개봉한다. <이한나 스포츠조선 뉴미디어팀 인턴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