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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장혁의 인생작이 바뀌었다. 지난 2010년 방송돼 장혁의 재발견을 안긴 KBS2 드라마 '추노' 이후 '뷰티풀 마인드'로 다시 한번 인생작을 경신한 것. 냉혈한 의사로 변신한 장혁. 그에게 6년째 대길이라 놀려 미안할 따름이다.
계진성은 자신을 살려준 게 이영오라는 사실을 알게 됐지만 이영오에 대한 의심을 풀리지 않았다. 앞서 강철민은 이영오와 현석주의 수술 과정에서 테이블데스를 당한 환자. 이영오가 안치실에서 강철민의 시체를 꺼내 보는 모습을 CCTV로 목격했기 때문. 게다가 CCTV 속 이영오는 강철민을 이리저리 뜯어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CCTV를 향해 섬뜩한 미소를 짓기까지 해 계진성을 더욱 혼란에 빠트렸다. 강철민의 죽음에 대해 의문을 가진 계진성은 강철민이 테이블데스가 아닌 살인사건으로 판단하며 이영오를 용의자로 지목했고 국회의원 김명수(류승수)의 라이브 서저리 콘퍼런스에서 이영오의 만행을 터트렸다. 순식간에 혼란에 빠진 현성병원. 특히 이영오의 아버지이자 현성병원 심뇌혈관센터장인 이건명(허준호)은 크게 흔들렸고 김명수 의원의 라이브 서저리 주치의를 이영오에서 소지용으로 바꿨다.
김명수 의원의 라이브 서저리는 이영오의 첫 복귀 무대이기도 했던 상황. 이영오는 분노했고 집에 돌아온 뒤에도 아버지를 향해 끝까지 자신이 집도하겠다 고집을 피웠다. 이때 또 한 번의 반전이 펼쳐졌다. 거대한 사냥개와도 같은 이건명은 아들 이영오를 하룻강아지 대하듯 제압한 것. 그는 분노하는 이영오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날 똑똑히 봐. 네 이야기, 네 생각만 말하지 말고 상대를 읽어라"며 무언의 압력을 가했다. 일촉즉발 한 부자의 모습에 이어 이영오의 과거로 돌아간 '뷰티풀 마인드'. 이영오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앓고 있었고 이건명은 이런 아들에게 사람들의 표정을 보여주며 교육하고 훈련했다. 이영오를 괴물로 만든 장본인은 다름 아닌 이건명이었다. 결국 이영오는 이건명의 뜻에 따라 김명수의 라이브 서저리에 한발 물러섰다.
지난 20일 방송된 '뷰티풀 마인드' 1회에서도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 장혁은 2회에서는 더욱 밀도 있는 감정선으로 사건을 이끌며 특유의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빠른 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논리력, 두려움 없는 과감함, 냉철한 판단력을 가진 이영오는 장혁을 통해 한층 입체적인 캐릭터로 진화한 것. '마음이 없는 남자' 이영오가 된 장혁은 언뜻 사이코패스를 떠올리는 서늘함으로 '뷰티풀 마인드'의 긴장감을 높이는 증폭제로 활약했다. 이영오의 아버지 이건명을 연기하는 허준호와 날 선 대립 또한 장혁의 내공이 폭발했던 지점. 두 사람은 닮은 듯 다른 매력을 과시하며 시청자의 몰입도를 높였다
사실 장혁은 그동안 '추노'의 대길 이미지가 강했다. '추노' 이후 '뿌리깊은 나무' '빛나거나 미치거나' '장사의 신-객주' 등 수많은 드라마를 거쳤지만 대길의 이미지를 쉽게 지울 수 없었다. '운명처럼 널 사랑해'를 통해 코믹 현대극을 보여줬지만 그럼에도 역시 장혁은 '추노' 대길이었다. 그런데 이번엔 분위기가 다르다. 장혁에게 '추노'의 그림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 6년 만에 성공한 변화다. 이제 '추노' 대길이의 흔적은 잊어도 좋다. 장혁의 또 다른 인생 캐릭터, 인생 연기가 펼쳐지고 있으니 말이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KBS2 '뷰티풀 마인드' 화면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