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봉이김선달' 유승호, "젊고 섹시한 김선달 만들려 노력했죠"

기사입력 2016-06-23 08:55


배우 유승호는 영화 '봉이 김선달'(감독 박대민)에서 희대의 사기꾼 김선달 역을 맡았다. 인터뷰에서 그는 섹시하고 슌은 김선달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털어왔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배우 유승호가 변했다.

2000년 MBC 드라마 '가시고기'로 데뷔했다. 그리고 2년 뒤인 2002년, 영화 '집으로…'에 출연하면서 전국민의 뇌리에 유승호란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이후 영화 '마음이', '조선마술사', 드라마 '태왕사신기', '선덕여왕', '공부의 신' 등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꾸준히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활약한 덕분에 대중은 유승호의 성장기를 지켜볼 수 있었다. 그래서 따라붙은 별명이 바로 '국민 남동생'이다. 그런 '국민 남동생'이 변했다. '리틀 소지섭'이라 불릴 정도로 화려한 비주얼에 반듯한 성품을 갖춰 이모팬들의 마음을 뜨겁게 달궜던 그가 희대의 사기꾼 캐릭터로 변신, 어엿한 남성미를 뽐낸 것이다.

유승호는 7월 6일 개봉하는 영화 '봉이 김선달'에서 희대의 사기꾼 김선달 역을 맡았다. 김선달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법한 캐릭터다. 주인이 존재할 수도 없는 대동강 물을 팔았다는 설화를 안들어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유승호는 이런 설화계의 시조새 같은 캐릭터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탄생시켰다. '아저씨' 느낌 물씬 나는 김선달이 아니라 젊고 섹시한 김선달로 탈바꿈 시킨 것이다.

유승호는 "감독님께서도 매번 '젊고 섹시한 김선달을 만들어보자'고 말씀하셨다.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사기꾼이지만 섹시하다고 느껴지는 것처럼 사극 속 김선달을 섹시하게 표현해보자 했다. 그래서 윙크나 주모를 꼬셔서 약을 타는 장면 등이 탄생했다. 뭔가 남성적으로 어필을 많이 해보자고 생각했다. 처음엔 정말 죽는 줄 알았다. 난 원래 윙크나 그런 걸 잘 못한다. 내 스스로가 민망하면 보는 사람도 그걸 느끼니까 처음엔 많이 어색했다. 그런데 하다보니까 적응이 되더라. 그래서 여장했을 땐 내가 먼저 윙크도 하고 그랬다"고 말했다.


극중 유승호의 여장씬은 '봉이 김선달' 속 놓쳐서는 안될 차밍 포인트다. 눈빛부터 골격까지 남성적인 분위기가 강한 유승호가 꽃단장을 한 모습은 여러가지 의미로 쇼킹했다. 그는 "꽃미남스러운 모습을 보여 드리려고 의상이나 메이크업을 화사하고 깔끔하게 하려고 했다. 여장했을 때 살면서 볼터치도 처음 해보고 틴트도 발라보고 속눈썹도 붙여봤다. 그런데 화장을 하면 할수록 골격이 더 나오더라. 너무 남성미가 넘쳐보였다. 그래서 CG팀에서 대동강 장면을 작업하다 말고 '여장이 중요하다'며 뽀샤시 하게 CG처리를 해줬다더라"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지난해부터 유승호는 정말 '열일'했다. 영화 '조선 마술사', '봉이 김선달', 드라마 '상상고양이', '리멤버-아들의 전쟁'까지 총 4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그중에서도 하필 사극 영화가 연달아 개봉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그는 "전역하고 나서 작품에 욕심이 많긴 했다. 2년 동안 일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재밌고 욕심나는 작품들을 하려고 욕심을 냈다. 사극에 연달아 출연하는 게 맞을지, 괜찮을지 얘기 많이 했다. 하지만 캐릭터 성향이나 영화 자체의 분위기나 느낌이 정반대이기 때문에 차별화 시킬 수 있다면 관객들도 충분히 받아들여 주실 거라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쉼없이 달려온 만큼 이제는 좀더 마음의 여유를 가질 생각이다. 보다 신중하고 진중하게 작품을 선택하고, 작품에 임하며 배우로서의 커리어를 쌓아갈 계획이다. 유승호는 "더 올라가고 싶은 마음도, 내려가고 싶은 마음도 없다. 그냥 이렇게 잔잔하게 쭉 갔으면 좋겠다. 다만 행복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 나로 인해 다른 분들이 즐거워하시고 기뻐하시는 것 자체가 나에게도 큰 행복이다"라고 말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송정헌 기자 so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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