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봉이김선달' 유승호 "'개념연예인' 수식어, 좋지만 부담백배"

기사입력 2016-06-23 08:55


배우 유승호가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인터뷰에 응했다. 유승호는 영화 '봉이 김선달'(감독 박대민)에서 김선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봉이 김선달'은 임금도 속여먹고, 주인 없는 대동강도 팔아 치운 전설의 사기꾼 김선달의 통쾌한 사기극을 다룬 영화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참 잘 자랐다.

배우 유승호가 7월 6일 개봉하는 영화 '봉이 김선달'로 돌아왔다. '봉이 김선달'은 대동강도 팔아 치운 전설의 사기꾼 김선달의 통쾌한 사기극을 다룬 영화다. 유승호는 극중 희대의 사기꾼 김선달 역을 맡아 연기변신을 시도했다. 외적인 측면에서는 내관 임금 사냥꾼부터 여장까지 다양한 분장을 선보였다. 연기톤도 훨씬 가벼워졌다. '리멤버-아들의 전쟁' 등 무겁고 처연한 연기를 주로 보여줬던 그가 예측불허 엉뚱한 매력을 발산하고 능청스럽게 위기에서 탈출하는 코믹 연기를 선보인 것이다.

유승호는 "내가 지금 24세인데 내 나이대에 할 수 있는 역할의 폭이 사실 그렇게 넓지 않다. 어떻게 보면 매번 똑같을 수도 있고 한정적일 수도 있다. 그런데 김선달은 달랐다. 젊고 섹시한 인물이었고 내가 한번도 도전해보지 않은 코미디 장르였다. 그래서 한번 해보자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우울하고 분위기 가라앉는 역할을 많이 했는데 이번엔 틀을 깨고 지금 내 나이대에 딱 맞는 옷을 한번 입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배우가 코미디 영화에 도전했다는 사실이 새롭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유승호의 경우는 다르다. 그는 대표적인 연예계 '개념 연예인'으로 꼽힌다. 대학 특례 입학 거부, 자발적인 군입대 등 개념 행보를 보여왔고 그 때문에 '바른생활 사나이', '개념연예인'이라는 이미지가 따라왔다. 그런 유승호가 자신의 성격과 정반대인 사기꾼 캐릭터를 맡았다는 반전에서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는 "김선달은 지금 내 성격과 정반대의 인물이다. 김선달은 여유가 넘치고 자신감도 있지만 나는 매사에 걱정부터 앞서고 우울한 것에 빠져 산다. 그래서 김선달을 표현할 때 무척 어려웠다. 나는 이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는데 주변에서는 '조금만 더 밝게 가자'라고 하셨다. 내 틀을 깨는 게 많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군대 생활을 하면서, 그리고 이번 '봉이 김선달' 작업을 하면서 성격적인 변화가 찾아왔다. 예전에는 진지하고 신중한 면이 더 많았다면, 좀더 밝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유승호는 "군대 선임들한테 많이 배웠다. '너 좋다고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주지 마라'라는 얘기를 듣고 생각해 보니 내가 이기적이었던 것 같았다. 이전엔 소통보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 더 신경썼던 것 같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도 있는데 그렇게 행동하는 건 예의에 어긋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최대한 밝은 모습을 많이 보여 드리려 노력하는 편이다. 이번 영화도 많은 도움을 줬다. 주변에서 많이 능글맞아졌다고도 하더라"라고 전했다.

'외모와 성격은 정비례 관계'라는 말이 생각날 정도로 한마디 한마디 개념이 차고 넘치는 유승호다. 그러나 본인은 '개념 연예인'이라는 말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작은 실수 하나에도 대중이 실망할 수 있다는 연예인들의 슬픈 현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유승호는 "솔직히 사람이 실수할 때가 분명 있을텐데 다른 사람들은 다 연기였다고 느끼실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예의를 갖추려고 한 행동인데 가끔 오해받기도 하는 것 같고…. 나를 내려놓고 싶을 때도 너무 많다. 화내고 싶은데 또 화를 참는 게 더 편하기도 하다. 내가 화를 내면 그것 때문에 내 하루, 일주일이 망가져버린다. 편하지만 싫은, 그런 딜레마가 있다. 연애도 그런 부분이 있다. 그냥 사람 만나는 게 좀 무섭기도 하고 어릴 때부터 그런 생각이 있었다. 개념 연예인이라는 말이 좋기도 하지만 부담스럽기도 하다"라고 털어놨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송정헌 기자 so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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