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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의 아성, 드디어 깨지나?'
지난 4년간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독주했던 '리그 오브 레전드'의 굳건했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블리자드가 지난달 선보인 팀 기반 슈팅게임 '오버워치'의 열풍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굳이 PC방을 찾지 않고 집에서도 즐길 수 있는 전형적인 온라인게임이다. 반면 '오버워치'는 패키지를 구매하지 않을 경우 반드시 PC방을 찾아야 즐길 수 있다. PC방에 특화된 게임이라는 얘기다. 이런 이유로 게임트릭스 점유율에선 '리그 오브 레전드'보다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만큼 '오버워치'의 열풍이 엄청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6대6 팀을 이뤄 겨루는 경기이기에, 함께 즐기는 유저층이 두텁게 형성됐다면 쉽사리 그 인기가 꺼지지는 않는다. 현재 21개의 영웅들이 존재하는데, 앞으로 계속 추가되는데다 '경쟁전'과 같은 콘텐츠도 계속 탑재될 예정이라 그 열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랜만에 불어온 훈풍에 PC방 산업도 활기를 띄고 있다. 4년만에 제대로 된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면서 미국을 대표하는 대형 게임사인 라이엇게임즈와 블리자드가 더욱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이 분명하다. 물론 라이엇게임즈는 예전부터 점유율에 큰 신경을 쓰지 않고 있지만, '솔로랭크'를 삭제하면서 유저들의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불법 프로그램 등을 사용하는 유저들에 대한 적발과 처리에 초반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인기가 하락한 부분에 대해선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오버워치'와 '리그 오브 레전드' 등 외산 온라인게임들이 60%대 이상의 점유율로 PC방을 휩쓸면서 국산게임들의 설자리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25일 기준으로 점유율 10위권 내에 속한 순수 국산게임은 '서든어택', '던전앤파이터', '리니지', '블레이드&소울', '아이온' 등 5개('FIFA 온라인 3'는 해외 IP이기에 제외)로 절반에 그치고 있다. 이들 게임의 점유율 합계도 고작 15.86%에 불과하다. '오버워치'가 출시되기 이전 20%대까지 넘봤던 '서든어택'은 이제 한자릿수의 점유율로 내려앉았고 '리니지' '블레이드&소울' '아이온' 등 엔씨소프트의 3대 MMORPG도 각각 1%대에 머물고 있다.
한 때 '온라인게임 종주국'이라는 명성을 뽐냈던 한국 온라인게임의 위기라는 점은 분명하다. '오버워치'의 출시로 한동안 잠잠했던 온라인게임 산업에 큰 폭풍이 휘몰아친 것은 반가운 상황이지만, 그만큼 국산게임의 정체 혹은 퇴보라는 현실을 다시 한번 직시하게 된 것은 분명 아픈 대목이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