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줌人] 김영옥, '신스틸러' 공로상 수상에 눈물흘린 이유

기사입력 2016-07-19 20:48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대배우의 진정성이 시상식을 물들였다.

19일 오후 6시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제2회 신스틸러페스티벌이 열렸다. 이날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역시 김영옥의 공로상 수상이었다.

김영옥은 남다른 존재감을 과시하는 배우다. 서울 계성여고 출신으로 연극 및 영화에 출연하다 1959년 춘천방송국 아나운서로 입사, 1960년 CBS 성우로 전직해 성우활동을 했다. 그가 본격적으로 배우 활동을 시작한 것은 1980대 이후부터다. 50대 초반부터 할머니 역을 맡기 시작해 노인 연기에서는 독보적인 입지를 쌓았다. 2000년대부터는 가장 친근한 노역 배우로 꼽히기도 했다. 가장 유명한 캐릭터는 역시 '할미넴'이다. '올드미스 다이어리', '커피프린스 1호점' 등에 욕쟁이 할머니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그 입모양이 미국 래퍼 에미넴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할미넴'이란 애칭이 붙었다. 50대 이상 배우 중 대중이 애칭을 붙여줄 정도로 큰 관심을 보이는 배우는 아마 김영옥이 유일무이할 것이다.

이렇게 신스틸러로 수십년간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누빈 김영옥이 신스틸러페스티벌 공로상을 수상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공로상을 받은 김영옥은 "정말 감사하다. 트로피가 무겁다. 잘 모르시겠지만 상을 그럭저럭 좀 탔다"며 깜짝 랩을 선사했다. 이어 "오늘은 이 상이 뭐야 하면서 왔는데 정말 의미깊은 상을 타게 됐다. 상은 항상 칭찬이기 때문에 좋은 기분으로 탔는데 오늘은 그걸 넘어서 의미깊은 상이다. 앞으로 여러분들과 다르게 얼마나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남아있을지 모르겠으나 최선을 다해서 시청자분들께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 희로애락을 교감할 수 있는 배우가 되도록 남은 시간까지 최선을 다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전했다.

노배우의 진정어린 수상소감에 주최측의 마음도 움직였다. 당초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모든 배우들이 1분 30초 동안만 수상소감을 밝힐 수 있도록 했지만, 김영옥은 특별히 카운트다운을 세지 않았던 것이다. 이에 객석에서도 긍정의 함성이 터져나왔다. 또 페스티벌에 참석한 모든 배우들은 전원 기립, 김영옥의 수상을 축하했다. 이중 예지원과 류현경 등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신스틸러페스티벌에서는 고창석 김병옥 김상호 김원해 김응수 김인권 김희원 라미란 류현경 문정희 박철민 성지루 예지원 오정세 이범준 이승준 이한위 장영남 장현성 조재윤이 신스틸러 상을 수상했다. 감독상은 영화 '사냥', '명량', '최종병기 활' 등을 만든 김한민 감독에게 돌아갔다. 신인상은 '아이가 다섯'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신혜선과 '태양의 후예'로 연기자 데뷔한 샤이니 온유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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