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굿와이프' 원작과 한드의 결정적 차이? 악역 된 남편

최종수정 2016-07-25 15:19




[스포츠조선 배선영 기자]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았던 CBS 미국 드라마(The Good Wife)를 원작으로 한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굿와이프' 방송 전부터 배우 전도연, 유지태, 윤계상이 원작에서 줄리아나 마굴리스, 크리스 노스, 조쉬 찰스가 연기했던 주인공 역을 맡아 화제가 됐다. 원작과 비교해보는 재미가 쏠쏠한 이 드라마에서 전도연과 줄리아나 마굴리스가 연기하는 김혜경/알리샤 외에도 남편 피터/이태준 캐릭터의 차별화가 드라마를 보는 관전 포인트. 남편 역은 원작에서는 '섹스 앤 더 시티'로도 유명한 크리스 노스가 연기했으며, 한국판은 유지태가 연기하고 있다.

원작과 거의 동일한 스토리라인 가운데, 한국판은 시즌7으로 완료된 원작은 16부작 속에 녹이기 위해 여러 굵직한 에피소드를 생략해야 했다. 특히 드라마의 주요한 스토리 라인 중 하나인 주인공 혜경과 태준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가 많은 부분 축약됐다.

성성납 등의 스캔들로 감옥에 갇힌 이태준은 지난 4회에서 보석으로 감옥에서 나와 가족의 품에 돌아갈 수 있었다. 원작에서 시즌1 에피소드 15에서야 집으로 돌아오는 것에 비하면 LTE급 전개다. 그러다보니 이태준의 감정선에서 놓치게 된 점이 생기고, 자연히 혜경을 향한 이태준의 감정에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 생긴다.

감옥에 있는 동안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아내와 신뢰 관계를 조금씩 회복해갈 수 있었던 원작과 달리 한국판에서는 이태준의 감정이 갑작스럽게 튈 때가 있다. 남편의 성추문으로 부부간 신뢰는 깨졌지만 두 아이의 부모라는 역할, 그리고 남편과의 이혼으로 자신이 선택한 지난 세월을 모조리 부정하기 보다 당장 닥친 현실을 성실히 살아가고자 마음 먹은 가운데 부부 관계도 어느 정도 회복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원작이라면, 한국판에서는 부부가 극단적 감정 싸움으로 날을 세우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기 때문이다.

신혼 시절 이야기까지 꺼내들며 "날 포기하지 말아달라"고 애원도 하는 등, 면회 시간을 통해 아내와의 신뢰를 차츰차츰 회복하는 피터와 달리, 이태준은 아내 앞에서 자주 날을 세운다. 지난 2화에서 혜경이 맡은 강간 사건 속 피해자인 매춘부와 이태준의 사이를 의심하자 마치 적이라도 만난 듯 인상을 쓰고 소리를 지르는 장면이 등장했다. "언제까지 날 의심할 거냐"라고 묻는 대사는 원작과 같지만, 크리스 노스와 유지태의 연기 톤이 확실히 다르다. 괜한 의심을 사게 된 상황이 몹시 불쾌하고 짜증이 나지만 일면 아내를 이해한다는 톤의 연기를 보여주는 크리스 노스와는 달리, 유지태는 불 같이 화를 낸다.

또 자신을 감옥에 넣은 최상일의 아내가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를 갖고 있다는 혜경의 말에 눈을 희번뜩이며 "그 여자가 뭔가 더 알려줄 것 같아?"라고 물어보는 장면은 원작과는 또 다른 이태준의 저열함을 보여주는 대목이 됐다. 자신의 야망으로 아내와의 관계 속 신의를 잃고도 반성하는 기미 보다는 여전히 자신의 이득을 챙기는 것에 급급한 남자에 더 가까운 모습으로 그려졌기 때문이다. 이태준이 입체적인 캐릭터라기보다 범죄영화 속 악당에 더 가까운 모습이라는 반응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지난 22일과 23일 방송된 5~6회를 통해 tvN은 원작에는 없는, 한국판에서만 추가된 전혀 다른 스토리를 공개했다. 드라마 초반부터 줄곧 암시된 혜경이 왜 사법 연수원 이후 변호사의 길을 걷지 않고 이태준의 아내로 평범하게 살아가게 됐는지에 대한 사연이 밝혀진 것이다. 혜경은 이태준 대신 교통사고 가해자가 되는 바람에 변호사의 꿈을 포기해야 했다. 당시에도 태준은 자신의 야망 때문에 혜경의 희생을 당연시 했다. 어긋나기는 했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아내를 사랑하고 야망 가운데에서도 아내에 대한 존중을 갖고 있는 원작 속 피터와 달리, 태준은 결국 자신 밖에 모르는 남자로 애초에 설정이 된 것이다.

이외에도 5~6회를 통해 과거에서부터 이어진 중원(윤계상)과 혜경, 태준 사이의 삼각 관계가 공개된 것에 이어 현재의 혜경이 중원과 키스를 한 뒤 집에 돌아가 그동안 멀리하던 남편 태준에게 다가가는 장면이 그려지기도 했다. 미리 점쳐보는 한국판 '굿와이프'의 엔딩에는 태준, 혜경의 과거사와 중원과의 삼각관계가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sypova@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