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김의성과 윤제문의 분노 유발 열연이 뜨거웠던 여름 극장가를 더욱 뜨겁게 만들고 있다.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미친(美親)' 열연이다.
|
먼저 '부산행'에는 천리마고속 상무 용석 역을 맡은 김의성이 만인의 분노유발자로 등극했다. 용석은 갑자기 닥친 재난 상황에서 자신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안달이 난 인물. '나 하나만 살면 된다'라는 일념으로 정차 없이 부산행 직행을 외치는 용석은 온갖 이기적인 행동을 일삼아 '부산행'을 보는 내내 주먹을 쥐게 한다.
연상호 감독 역시 "영화 속 캐릭터는 작은 모티브에서 희생적인 인물이 되기도, 반대로 괴물처럼 변하기도 한다. 그 인물이 특별한 인물이기 때문이 아니다. 보통 사람들이 겪을 수 있는 모든 감정, '저 상황이라면 나도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을 관객들이 갖도록 만들고 싶었다"고 악인 용석에 대해 해명하기도 했다.
이런 관객의 뜨거운 반응을 아는 듯 김의성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여러 사람이 저한테 '명존쎄(명치를 세게 때리고 싶을 정도로 얄밉다)' 하고 싶다는데, 그게 뭔지 잘 모르겠지만 '부산행' 1200만 관객이 넘어가면 마동석 씨에게 한 번 해달라고 할게요'라며 아찔하고 위험한 1200만 공약을 걸었다. '부산행' 1200만 돌파 기록이 조금씩 가까워지자 '글 지울까?'라는 재치있는 글을 남겨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
윤제문을 윤제문이라 부를 수 없어 슬픈 '덕혜옹주'
'부산행'에서 김의성이 분노와 동정론을 동시에 일으키는 악역이라면 '덕혜옹주'에서 윤제문은 불러서는 안 될 '볼드모트' 같은 악역으로 통하고 있다. '덕혜옹주'에서 부귀를 위해 조국도 바친 친일파 한택수 역을 맡은 윤제문. 유학을 이유로 덕혜옹주(손예진)를 일본으로 끌고 가는 것도 모자라 사사건건 덕혜옹주의 귀국을 가로막는 악인으로 표현돼 보는 이들의 울분을 끌어내고 있다.
일왕을 찬양하는 것은 물론 일본에 간도 쓸개도 빼줄 것처럼 복종하는 그의 모습에 많은 관객이 격노했다. 사상 최고의 친일파를 리얼하게 그린 윤제문 덕분에 밤잠 설치는 관객이 늘고 있다는 우스갯소리도 상당하다. 실제인지 연기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연기를 펼친 윤제문은 단연 김의성보다 더 완벽한 분노유발자로 손색이 없다. 이렇듯 최고의 열연을 펼친 윤제문. 하지만 그의 열연에 마냥 칭찬을 쏟아낼 수 없는 상황이 펼쳐졌다. 충격의 음주운전 사건 때문. 진짜 분노를 일으킬 공분을 만든 것이다.
오래전 윤제문은 음주운전으로 몇차례 벌금형을 선고받은 바 있는데 이번 '덕혜옹주' 개봉을 앞둔 지난 5월 23일 또다시 음주운전을 해 대중의 공분을 샀다. 이미 여러 차례 음주운전 사실이 밝혀진 데다 이번 음주운전은 신촌 부근 신호등에서 잠든 상태로 발견돼 더욱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이후 윤제문은 모든 활동을 접고 자숙의 시간을 갖고 잘못을 반성 중이다.
'덕혜옹주'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준 윤제문이지만 떳떳하게 대중 앞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 된 것. 이에 허진호 감독은 아쉬운 심정으로 "윤제문이 차를 팔고 반성 중이다. 좋은 연기로 대중에게 용서를 구하고 있다"며 깜짝 근황을 전하기도 했고 함께 호흡을 맞춘 박해일 역시 "좋은 연기를 보여줬는데 함께하지 못해 아쉽다. 하지만 관객의 인기를 먹고 사는 배우이기 때문에 잘못한 지점은 확실하게 반성해야 한다. 안타깝지만 다시는 이런 실수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진심 어린 충고를 전하기도 했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영화 '부산행' '덕혜옹주' 스틸 및 예고편 화면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