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가화만사성' 김소연 "삼각관계, 힘들었지만 이해됐다"

최종수정 2016-08-22 03:01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배우 김소연이 극중 삼각관계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MBC 주말극 '가화만사성'은 중국집 배달부로 시작해 차이나타운 최대 규모의 중식당 가화만사성을 열게된 봉삼봉 일가의 좌충우돌 사건을 그린 드라마다. 김소연은 극중 봉삼봉(김영철)과 배숙녀(원미경)의 큰딸 봉해령 역을 맡아 열연했다. 봉해령은 착하고 여성스러운 성격의 소유자로 행복한 가정을 꾸린 듯 했으나 교통사고로 아이를 잃으며 모든 것을 빼앗긴 인물이다. 국내 굴지의 그룹 본부장을 역임하고 있는 남편 유현기(이필모)는 무려 5년 동안이나 자신의 집에서 불륜을 저질렀다. 시어머니 장경옥(서이숙)은 '한국의 신사임당'이라 불리는 유명 한복 디자이너이지만 사실은 자기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인물로 며느리를 타박한다. 결국 남편의 불륜 앞에 자신의 세상이 무너진 봉해령은 이혼을 결심, 다정다감한 서지건(이상우)과 두번째 사랑을 시작한다. 하지만 이마저 쉽지 않았다. 시한부 판정을 받은 유현기가 죽기 전까지 자신의 곁에 머물러 달라고 애원하며 또다시 눈물 마를 새 없는 나날이 시작됐다. 이런 다사다난한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것도 결코 쉽지 않았을 듯하다. '가화만사성'을 마친 김소연을 만나 그 뒷 이야기를 들어봤다.


─ 드라마가 종영한 느낌이 어떤가요.

감독님께서 "해령이는 산을 계속 오르고 있다"고 해셨었는데 이제 드디어 산에서 내려온 기분이에요. 진짜 힘들었는데 다행히 하나도 안 다치고 내려온 것 같다. 무사히 작품이 끝나서 너무 좋아요. 51부 내내 아파하는 신이 너무 많았어요. 대본을 받을 때마다 '이 신을 연기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그렇게 8개월을 살얼음판 걷는 것 같은 기분으로 살았어요. 그렇게 지내다 보니까 많이 힘겨웠는데 일단 끝났으니까 너무 좋아요.

─ 아이가 죽고 불륜을 저지른 남편은 시한부 판정을 받고, 정말 쉽지 않은 캐릭터였을 것 같습니다.

정말 타이트한 일정이었어요. 제작사 대표님이 "해령이는 16부작 미니시리즈 3개 연달아 한 거야"라고 했을 정도로 일정이 어마어마 했어요. 50부 내내 아픈 신이 많기도 했고 대사도 많았어요. 그러니까 몰입 아닌 몰입이 저절로 됐던 것 같아요. 매주 수요일에 대본이 나왔는데 그때마다 너무 무서웠던 것 같아요. 어떻게 사건이 펼쳐질지 알고 있으니까요. 그 슬픔들이 정말 어마어마 했거든요. 항상 드라마 끝나고 나면 팬카페에 글을 남기는데 어떤 친구가 그러더라고요. "소연 언니는 항상 행복하다고 했는데 이번엔 그렇지 않다"고요. 좋은 사람들을 만난 건 좋았지만 캐릭터의 상처가 너무 크다 보니까 힘들고 행복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 살도 많이 빠진 것 같아요.

몸무게가 줄었다기 보다 얼굴살이 많이 빠졌어요. 정말 힘들었거든요. 덥기도 너무 더웠고요. 저보다 현기가 더 많이 빠졌어요. 마음이 안좋더라고요.


─ 유현기가 시한부 판정을 받은 뒤 서지건 봉해령 유현기간의 삼각관계에 대한 얘기가 많았는데요.

주위에서도 해령이가 왔다갔다 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를 들었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사랑이 옮겨간 게 아니라 '서진이 아빠'이고 13년 간 결혼 생활을 했기 때문에 내 행복을 잠시 미뤄두더라도 갈 때까지 옆에 있어주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항상 시놉시스를 들고 다녔는데 해령이는 유현기에게 가지 않았다면 더 아픈 여자거든요. 서진이를 그렇게 보냈는데 아이 아빠마저 그렇게 보낼 수 없는 여자죠. 의견이 분분한 건 알고 있지만 저는 해령이가 이해가 됐어요.



─ 유현기가 시한부 판정을 받은 것이 면죄부가 됐다는 비판도 있었죠.

제 지인 중에 남편을 너무 미워했는데 그 남편이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은 분이 계셨어요. 그런데 너무 헌신적으로 해주고 보내시더라고요. 그건 용서가 다 됐다거나 사랑해서 그런 게 아니라 그래도 내 반려자였고 아이 아빠였는데 덮어두자는 마음인 것 같아요. 물론 불륜은 미화되면 안되고 용서할 수도, 용서될 수도 없는 일이에요. 하지만 이 사람이 해령이에게 충분히 진심으로 많이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그의 6개월을 그런데 소비하지 말고 잘 보내주자는 마음이 더 컸던거죠.

─ 만약 유현기가 시한부 판정을 안받았다면요?

아…. 어렵네요. 그건 또 다른 문제인 것 같아요. 그럼 아마 또 다른 드라마가 되지 않았을까요? 왜냐면 봉해령은 이혼을 그렇게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었거든요. 여자로서 조기 폐경이 올 정도로 몇년간 그렇게 참아왔는데 전 남편이 시한부라서 용서되고 그런 건 아니었으니까요. 한편으로 저는 늘 현기한테 미안했어요. 제작진은 미안해하면 안된다고 하셨는데 봉해령이 너무 슬픔에 빠져있어서 남편이 그렇게 잘못된 선택을 하는 계기가 된 게 아닌가 싶어서요. 남자니까 힘들어도 더 의연한 척 하고 했을텐데, 그러다 잘못된 선택을 한 건데 거기에 봉해령도 조금은 책임이 있다는 생각에 과거 신을 찍을 때마다 너무 미안했어요. 물론 불륜은 모든 걸 놓아버리게 되는 계기가 됐지만 시한부 얘기를 했을 때 마음 속에 담아놨던 그 미안함이 나오더라고요. 지켜주자고 생각했어요.

─ 결말은 만족하시나요.

조금 열린 결말로 가면 어떨까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이게 최선이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저는 항상 해령이가 웃는 신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너무 풍파가 많은 캐릭터라 그냥 친구랑 커피마시고 수다 떨고 그런 일상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래도 마지막에는 행복하게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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