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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배선영·조지영 기자] 차분하고 낮은 중저음, 그리고 선과 악이 공존하는 얼굴을 가진 유지태는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기묘한 사람이다. 온몸이 노근노근 녹아내리는 온탕 같다가도 어느새 정신을 차리고 보면 뼛속까지 시린 냉탕 같은 무서운 반전이 도사리는 배우. 종잡을 수 없는 그가 이번엔 '쓰랑꾼(쓰레기+사랑꾼 합성어)'으로 또 하나의 인생캐릭터를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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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단편영화 '자전거 소년'을 통해 연출 도전에 나선 그는 2005년 '장님은 무슨 꿈을 꿀까요?', 2008년 '나도 모르게', 2009년 '초대' 등 네 편의 단편을 만들었고 2013년 첫 장편 영화 '마이 라띠마'로 감독 데뷔에 성공했다. '마이 라띠마'는 제15회 도빌 아시아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는데 전 세계 영화인들로부터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서 연출력을 인정받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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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맡은 이태준은 이기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부장 검사다. 권력을 잡기 위해서라면 불법적인 방법도 불가피하다 생각하고, 대의를 위해 더 큰 힘을 갖는 것이 정의라 믿는 남자로 등장하는데 아내 혜경 역시 자신의 야망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한다. 초반 매춘부와 성 스캔들로 인해 혜경과 위기를 맞는 이태준이지만 중반부 혜경과 관계에서 변화를 맞으며 다양한 감정을 선보인다.
이런 이태준의 모습에 시청자는 '쓰랑꾼'이라는 애칭을 붙여준 것. 유지태는 이런 '쓰랑꾼' 이태준을 자신만의 색깔과 감성으로 꾸며 매력 있는 캐릭터로 빚어내며 13년 만에 '인생 캐릭터'를 업그레이드시켰다. '쓰랑꾼' 이태준으로 '올드보이' 이우진을 넘어선 2016년이다.
sypova@sportschosun.com·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스포츠조선D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