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박은빈 "18년차 배우 생활신조, 성형하지 말자"

기사입력 2016-08-31 14:38


배우 박은빈 인터뷰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참 잘 자랐다.

1998년 SBS 드라마 '백야 3.98'로 데뷔했으니 박은빈도 어느덧 18년차 배우다. 보통 아역 배우들이 성인 연기로 접어들면서 아역 이미지를 벗지 못해 고생하거나, 자신에게 맞지도 않는 과한 캐릭터 욕심을 부려 커리어에 손상을 입는 경우가 다분한데 박은빈은 예외였다. 시청률을 떠나 꾸준히 다양한 장르에 도전했고 그때그때 자신에게 맞는 캐릭터를 잘 찾아냈다. 그래서인지 대중은 '마의 구간' 없이 잘 자란 아역 배우 중 하나로 박은빈을 꼽는다.

"제가 생각했을 때 제 얼굴 이미지가 항상 많이 바뀐 것 같아요. 그래서 아직 아역으로서 고정된 이미지는 없는 것 같으니 성인이 되어도 차근차근 저한테 맞는 역할을 찾으면 되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우려하시는 것 만큼 성인 연기자로 전환하는 그런 과도기적 부담이나 슬럼프는 없었어요. 다만 대학교 입학 후에 저에 대해 깊게 알게 되면서 '그동안 어떤 생각으로 연기를 해온걸까' 싶고 부끄러운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때 개인적인 슬럼프가 온 것 같아요. 다시 재정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박은빈은 전형적인 노력형 배우로 기억된다. 배우마다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약점과 강점이 공존하는데, 박은빈은 작품마다 그 약점을 하나씩 보완해 나타났기 때문이다. "제가 어릴 때는 되게 미성이었어요. 그 목소리를 좋아해주신 분들도 계셨지만 스스로는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그래서 고등학교 2학년 때 연극을 했죠. 뭔가 많이 배우고 새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거기에서 만난 연출님이나 선생님들이 '지금 모습이 좋은데 왜 무리해서 너를 바꾸려 하냐'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그래서 내가 나를 부정하지는 말자고 생각을 고쳤죠."


배우 박은빈 인터뷰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또 하나 대중이 기억하는 건 박은빈이 서강대학교 심리학과에 재학 중인 '엄친딸'이라는 것이다. 배우 활동을 하면서도 성실히 학교 생활을 하기로도 유명하다. "부모님께서 공부하라는 얘기는 딱히 안하셨는데 스스로 연기와 학업을 병행했던 것 같아요. 어릴 때 감독님이나 관계자분들이 항상 세가지 조언을 해주셨어요. 부모님 말씀 잘 들어라, 공부 열심히 해라, 성형하지 말아라. 이 세가지는 좋은 말씀인 것 같아서 항상 신조처럼 생각하고 살았던 것 같아요. 사실 학교 생활은 평범해요. 학생들도 배려심이 넘치는 것 같아요. 혹시라도 제가 불편할까봐 더 아는 체를 안해줘요. 그냥 한학기 내내 팀프로젝트 평범하게 하다가 학기말쯤 돼서 얘기한다든지, 굉장히 젠틀하고 착한 친구들이 많아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박은빈은 앞으로도 도전을 이어갈 생각이다. 50여 편의 드라마에 출연한 내공을 바탕으로 색다른 모습을 하나씩 찾아나갈 계획이다. "장르물, 전문직, 로맨스 사극, 로코물 등 해보고 싶은 게 많아요. 잘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요. 이 작품을 하면서, 마무리하면서 생각한 게 있어요. 요즘 사람들이 많이 힘들어하는 것 같더라고요. 이렇게 드라마 시청하시는 것도 여가생활의 일종인 것 같은데 그분들의 여가생활에 있어 제가 휴식이 되는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드라마를 보시면서 고단했던 일상과 하루의 피로를 씻어내릴 수 있는 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고, 그런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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