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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영웅 기자] 화려한 춤바람이 잠시 멈춘 자리에 발라드를 찾게 되는 요즘 가요계다. 얇은 옷에서 두터운 외투를 걸치는 정도로는 충분하지 않다. 거리에 발라드가 울려퍼질 때 비로소 가을이 다가왔음을 체감한다. 계절감을 제대로 터득한 노래만큼 더한 공감은 없다. 시즌 송은 추억을 함께 소환하기 때문이다. 그때 그 노래와 계절의 기억이 맞물렸을 때 추억의 힘은 몇 배로 상승한다. 잃어버린 감성을 찾아줄 제철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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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정은 이번 앨범의 목표를 차트 1위로 꼽았다. 1년 만에 새 앨범을 발매한 임창정은 '내가 저지른 사랑' 외에 수록곡 10곡이 차트를 점령했다. 또 스테디셀러 '또 다시 사랑'까지 정주행을 기록하며 히트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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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계절의 이미지를 온전히 음악을 옮겨놓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것도 편안한 방식으로. 단순히 흥행패턴을 노렸다가는 짧은 감성팔이에 그치기 쉽다. 최근 몇년 간 봄에 발표된 수많은 곡들이 '제2의 벚꽃엔딩'의 아류쯤으로 분류되고 처참히 외면당한 것만 봐도 그렇다. 튀어야 사는 일반 대중가요에 비해 시즌송은 '누구나의' 감성을 어떻게 담담하게 그렸느냐가 중요하다. 보통 사람의 이야기를 편안하게 감성적으로 그려내는 것은 어렵다.
죽음 같은 사랑을 노래하듯 '소몰이 창법'도, 눈물 쏟아지는 신파극 가사도 필요없다.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발라드가 갖는 위력은 여전히 상당하다. 가요계의 오랜 히트공식, '가을=발라드'가 재현된 요즘 차트가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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