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종영]소리없이 강했던 '몬스터'…1등도 꼴찌도 아니었던 이유

기사입력 2016-09-21 09:24



[스포츠조선 전혜진 기자] MBC 월화극 '몬스터'가 20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지난 3월 28일 첫방송 이후 50부라는 긴 호흡을 이끌어오는 동안 독보적인 시청률 1위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고정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꾸준히 두 자릿수 시청률을 유지, 묵직하게 존재감을 지켜왔다.

'몬스터'는 방영되는 6개월 동안 동시간대 7개의 작품들과 겨뤘다. 초반 SBS '대박', KBS2 '동네변호사 조들호'와의 경쟁에서는 10%대로 1위를 다투는가 싶더니 곧 '동네변호사 조들호'에게 1위 자리를 빼앗겨 2위를 기록했다.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종영 이후 잠시 1위를 탈환하는가 싶었지만 SBS '닥터스'의 기세에 밀려났다. 하지만 '닥터스'를 비롯해 KBS2 '백희가 돌아왔다', KBS2 '뷰티풀 마인드', SBS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 KBS2 '구르미 그린 달빛' 등과 경쟁하는 동안에도 흔들림 없이 2위 자리를 지켜왔다.

꾸준한 시청률로 팬층을 확보할 수 있었던 건 순전히 명품 배우들의 연기력 덕분이었다. 강지환은 빠른 판단력과 설득력까지 갖춘 '뇌섹남' 강기탄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줬다. 초반 꽃거지로 등장해 능청스러운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더니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복수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들을 하나하나 펼쳐 보이며 극에 몰입감을 높였다. 특히 특유의 섬세한 감정연기는 시청자들이 그의 행동 하나하나를 응원하고 공감할 수 있게 만드는 힘이었다.

악역들의 활약 또한 두드려졌다. 강기탄의 이모부이자 도도그룹 실장 변일재 역을 맡은 정보석은 '악의 축'이라 불릴 만큼 실감나는 연기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미움을 샀다. 권력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절대 악의 모습을 섬세한 표정과 눈빛연기로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얄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광우역의 진태현과 도도그룹 회장 도충의 혼외자식 도건우역의 박기웅 역시 이에 뒤지지 않는 악역 연기를 선보이며 호평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복수극 특유의 통쾌함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몬스터'는 '자이언트', '샐러리맨 초한지', '돈의 화신', '기황후' 등을 집필한 장영철, 정경순 작가의 복귀작으로 관심을 받았다. 복수라는 소재의 쫄깃함을 잘 살려왔던 이들이기에 시청자들은 기대하는 바가 컸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복수는 탄력을 잃었고 강기탄의 기억상실과 강기탄과 오수연, 도건우의 삼각관계가 지지부진하게 얽히며 피로감을 유발, 장르 특유의 맛을 잃기도 했다.

결말 또한 아쉽다는 반응이다. 마지막회에서 도건우는 오수연(성유리)을 지켜주다 세상을 떠나버렸고 변일재의 모든 죄가 밝혀지고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받았다. 강기탄과 오수연은 긴 세월을 돌아 다시 만났음에도 강기탄은 시력을 잃었고, 성공확률 30%밖에 되지 않는 수술을 받는 열린 결말 상태로 마무리됐다. 시청자들은 사이다 복수를 원했지만, 50부를 지켜본 것이 무색하게 허망했다는 평이다.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근래 보기 드문 시사성 강한 블록버스터 드라마의 명성을 지킨 '몬스터', 그 덕에 6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진득하게 '몬스터'를 지켜본 10%의 고정 시청자들은 당분간 허할 마음을 감출 수 없을 것이다.

'몬스터' 후속으로는 최지우, 주진모, 전혜빈, 이준 주연의 '캐리어를 끄는 여자'가 방송된다. '캐리어를 끄는 여자'는 특유의 매력과 재치로 서초동 바닥을 주름잡던 여성 사무장이 한순간의 몰락 이후, 자신의 꿈과 사랑을 쟁취하며 재기에 성공하는 성장 스토리와 법정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오는 26일 오후 10시 첫방송.


gina1004@sportschosun.com, 사진제공=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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