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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로코의, 로코에 의한, 로코를 위한 배우 조정석. 그가 지난밤 선보인 로맨스는 어떤 히어로도 해내지 못한, 가히 역대급 설렘을 안겼다.
그림을 본 뒤로 표나리의 태도가 달라졌음을 눈치챈 이화신. 그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표나리에게 "그림 봤지? 내가 이 말 3년 전에 했으면 어땠을까?"라며 끙끙 앓던 마음을 토해내는 듯했지만 표나리의 "아무 말도 하지 마요. 너무 늦었어요"라는 외면에 또다시 진심을 숨겨야만 했다. 냉랭한 표나리를 보며 '나 너무 너 좋아한다'며 마음속으로 외쳤고 "나 좋아하지 마요"라는 표나리의 말에 '나 너무 사랑한다'고 속으로 곱씹는 이화신. 이보다 더 안타깝고 답답할 수 없다.
속 시원하게, 남자답게 자신의 마음을 온전히 꺼낼 수 없었던 지질한 남자 이화신. 가슴을 칠 정도로 답답한 고구마 사랑이지만 그럼에도 시청자의 공감을 자아내는 건 조정석 특유의 짠내 연기 덕분. 측은지심이 절로 유발되는 조정석의 연기에 더욱 가여워진 이화신. 이화신에게 완벽하게 이입된 시청자는 덩달아 울컥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취재차 헬기를 타고 이동하던 이화신은 "기장님, 20분만 돌아가면 안 될까요? 제가 기름값도 더 내고, 항공법 규칙도 위반하지 않아요. 벌금도 얼마든 낼게요. 제가 책임질 테니까"라며 부탁했다. 그는 "3년 동안 그냥 제가 잘난 줄 알고 주는 대로 받기만 했어요. 이거 타면 잠실에서 방송국까지 3분이면 되잖아요. 도와줘요, 기장님. 그저 딱 3분만 그거라도 해줄 수 있게 도와줘요. 그 여자 인생이 걸린 문제야. 3년을 나한테 준 여자한테. 오늘 3분, 내가 되돌릴 수 있게 도와줘요"라며 애원했고 그의 부탁에 헬기는 표나리가 있는 잠실로 향했다.
자신에게 3년을 바친 여자에게 해줄 수 있는 건 고작 3분이라는 이화신의 애끓는 진심. 미국을 지키는 캡틴 아메리카도, 무적의 아이언맨도 '사랑꾼' 이화신 앞에선 무용지물. 사랑하는 여자의 꿈을 지켜주기 위해 모든 걸 포기한 이화신의 한방은 안방극장을 초토화하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이런 이화신을 연기한 조정석의 로맨스 연기는 그동안의 '로코킹' 계보를 모두 뛰어넘을 정도로 완벽한 멋짐을, 완벽한 설렘을, 완벽한 3분을 안겼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SBS '질투의 화신' 화면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