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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고정원 얼마나 좋은 남잔지 알죠? 기자님은 나쁜 남자야! 그리고 난 참 나쁜 여자네!"
이날 방송에서 표나리는 이화신의 도움을 받아 아나운서 시험에 임했다. 이화신은 표나리를 늦지 않게 데려다주기 위해 헬기의 항로를 돌렸다.
이화신의 도움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아예 헬기에서 내려 표나리를 따라잡은 이화신은 촉망받는 앵커 후보답게 예상 시험문제와 대처법, 주의해야할 점 등을 줄줄이 늘어놓으며 쪽집게 과외에 나섰다. 현직 아나운서 준비생에게도 쏠쏠한 도움이 될법한 상세한 조언이었다.
표나리는 일부러 이화신에게 연락하지 않고 연인 고정원(고경표)을 만났다. 뒤늦게 회사에 복귀한 이화신은 표나리가 고정원과 팔짱을 끼고 건물을 나서는 모습만을 목격했다. 표나리는 고정원에게 "난 당신에게 첫눈에 반했다"고 고백하며 달달한 데이트를 즐겼다.
하지만 이화신은 다시한번 표나리의 마음을 요동치게 했다. 집 앞에서 표나리를 마주친 이화신은 아이스크림을 사달라며 둘만의 시간을 확보했다. 이윽고 이화신은 "나 너 좋아해도 돼?"라며 툭 던지다시피 고백했다. 이제 우정 따윈 완전히 잊고 사랑에 올인한 이화신의 눈빛은 애잔했다.
표나리는 "진심이세요?"라며 당황했다. 하지만 이화신은 "자기 인생에는 물음표 말고 느낌표를 던져야돼. 난 물음표 아니고 느낌표야. (사랑)하겠다는 거야. 넌 정원이 좋아해. 난 짝사랑만 좀 하자. 짝사랑 받아보고 싶다며"라며 "너도 나처럼 굴어. 흔들리지마, 신나고 좋겠다. 즐겨라 넌"이라고 강조해 표나리의 마음을 격하게 뒤흔들었다.
이화신은 헬기를 돌린 죄로 1개월 정직에 6개월 감봉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이화신이 미처 예상치 못한 큰 징계였다. 이화신으로선 곧 있을 9시 뉴스 앵커 오디션에도 응시할 수 없음을 뜻했다. '유방암'에 시달려온 이화신의 야심찬 인생 계획이 송두리째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표나리는 우연히 이 소식을 상세하게 접하고 큰 충격에 빠졌다. 반면 표나리는 좋은 점수를 받아 아나운서 합격이 확정됐다. 이제 기상캐스터가 아닌 아나운서로서 당당하게 카메라 앞에 설수 있게 된 것.
표나리는 이화신에게 찾아가 "나 기자님 안 좋아해요. 당신 친구, 고정원 얼마나 좋은 남잔지 알죠? 내가 더 좋아해요. 고정원씨보다 내가 더 좋아한다고"라며 애증 섞인 저주들을 쏟아냈다. 이화신은 "알겠으니 나가달라"며 밀어냈다.
하지만 이미 큐피드의 화살은 표나리를 꿰뚫은 뒤였다. 표나리는 "저 아나운서 합격했어요. 기자님한테 가장 먼저 알려주고 싶었다"면서 눈물을 글썽였다. 이화신의 눈도 젖어들었다.
표나리는 "위험해, 어서 나가"라는 이화신에게 "기자님은 나쁜 친구야. 나쁜 남자야…그리고 난 참 나쁜 여자네"라는 말로 마지막 장애물을 치웠다. 이화신의 폭풍 같은 키스가 표나리의 입술에 쏟아졌다. 흔들리던 우정은 갈라졌고, 사랑은 움직였다.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