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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어떻게 해야 할까.
MBC 주말극 '옥중화' 여주인공 진세연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다. '옥중화'는 옥에서 태어난 천재 소녀 옥녀(진세연)와 조선 상단의 미스터리 인물 윤태원(고수)의 어드벤처 사극이다. '사극 거장' 이병훈PD와 최완규 작가가 의기투합 한데다 고수의 첫 사극 도전이라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지만, 그 이름값을 온전히 해냈다고 보기엔 애매한 성적을 내고 있다. 시청률이 20% 초반에 그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 모든 게 진세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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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는 좋았다. 역사적으로 황당한 설정이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판타지에 기반을 둔 사극이라는 점에서 가볍게 지나칠 수 있는 논란에 불과했다. 지지부진한 멜로 라인 없이 여주인공의 통쾌한 활약이 이어진다는 점 또한 신선하게 다가왔고, 시청률도 상승 곡선을 그려갔다.
그런데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맥락없는 전개가 이어졌다. 난데없이 윤태원-옥녀-명종의 삼각관계가 극의 중심을 차지하면서 그 흐름이 변질됐다. 긴장감 있는 어드벤처 사극이 아니라 우연의 반복과 여주인공의 민폐가 마이너스 시너지를 내는 묘한 이야기가 됐다. 여기에 옥녀와 명종이 이복남매라는 출생의 비밀까지 끼어들면서 당혹감을 키웠다. 옥녀가 왕의 핏줄이라고 해서 갑자기 옹주 마마가 된다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사실 모든 궁녀가 승은을 입었다고 해서 후궁 첩지를 받는 것도 아니다. 아이를 낳는다면 그 아이가 군주의 자리에 오를 수도 있기 때문에 출신 성분에 따라 첩지를 받기도 하고, 특별 상궁으로 끝나기도 하며, 그저 잊혀진 불쌍한 존재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무작정 옹주 칭호를 붙여 귀히 대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이렇게 이야기 전개가 설득력을 잃은 마당에 캐릭터에까지 리얼리티를 주기란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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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정난정(박주미)-윤원형(정준호) 세력은 아직도 건재하다. 옥녀가 이들을 제압하기 위해 또 한번 사기극을 계획했지만 최대 조력자인 명종이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진 만큼 또 한번 복수의 칼날이 무뎌지게 될 전망이다. 결국 문정황후의 사망이 그려져야 정난정 세력의 몰락을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또 임꺽정 황진이 대장금이 언제쯤 등장할 것인지도 관건이다. 명종은 34세의 나이로 단명한 왕이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명종이 쓰러졌다는 것은 죽음이 임박했다는 것을 암시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세 인물의 특별 출연이 애매해진다. 황진이와 대장금은 명종의 선대인 중종 시기 활약했던 인물이고, 임꺽정 역시 명종가 사망하기 5년 전인 1562년 처형당했기 때문이다. 이미 명종의 사망이 다가오고 있는 시점에서 등장하기엔 역사적 시기상 맞지 않는다.
지리멸렬한 삼각관계 대신 애초의 구성에 힘을 더 실었다면 좀더 결과물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과연 '옥중화'가 남은 7회 동안 이 이야기들을 어떻게 수습하고 명성 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