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가려진시간' 강동원+판타지, 이 '꿀조합' 사랑입니다 (종합)

기사입력 2016-10-11 12:02


영화 '가려진 시간'의 제작발표회가 11일 오전 서울 CGV 압구정에서 열렸다.

제작발표회에서 강동원이 신은수를 바라보며 웃고 있다.

'가려진 시간'은
화노도에서 일어난 의문의 실종사건 후 단 며칠 만에 어른이 되어 나타난 성민(강동원 분)과 유일하게 그를 믿어준 단 한 소녀 수린(신은수 분), 세상은 몰랐던 그 둘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10.11.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원조 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꽃미남)' 강동원이 꿀 떨어지는 어른이(어린이+어른)가 됐다.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나? 판타지를 만난 강동원은 이미 사랑이거늘.

화노도에서 일어난 의문의 실종사건 후 단 며칠 만에 어른이 되어 나타난 남자와 유일하게 그를 믿어준 단 한 소녀의, 세상은 몰랐던 둘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그린 감성 판타지 영화 '가려진 시간'(엄태화 감독, 바른손이앤에이 제작).

이른바 강동원판 '늑대소년'으로 불리며 11월 스크린 라인업에 등판한 '가려진 시간'이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열린 제작보고회를 통해 기대 속 베일을 벗었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가려진 시간을 지나 어른이 되어 돌아온 성민 역의 강동원과 이런 성민을 믿어준 단 한 명의 소녀 수린 역의 신은수, 그리고 엄태화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앞서 올해 2월 개봉한 범죄 영화 '검사외전'(이일형 감독)을 통해 97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강동원. 그야말로 흥행 물 들어온 그가 좋은 기운을 모아 하반기, '가려진 시간'을 통해 다시 한번 극장가 문을 두드렸다. 데뷔 이래 첫 감성 판타지에 도전한 강동원의 변신. 관객들은 일찌감치 마음을 열고 '동원 월드'의 개장을 손꼽아 기다리는 중.

강동원은 "전작('검사외전')에서는 사기꾼이었는데 여기에서는 순수한 사랑을 이야기하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가려진 시간'은 관객에게 믿음을 줘야 하고 한편으로는 의심을 줘야 하는 캐릭터 연기가 쉽지 않았던 것 같다"며 "추운 겨울 지방 촬영도 많았는데 각각 장단점이 있다. 바닷가 촬영은 맛있는 음식이 많다는 것과 불편한 점은 서울에서 일이 생길 때 이동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이다. 지방에서 스태프들과 함께 머무르다 보면 돈독한 우정을 쌓을 수 있어 좋다"고 답했다.

이어 "매 작품 '리즈' 시절을 갱신하고 있다"라는 MC 박경림의 감탄에 "아마 마지막 발악이 아닐까 싶다"며 "늘 똑같은 캐릭터는 지루하지 않나? 변신하는건 힘들지만 재미가 있다. 이번 '가려진 시간'은 어린 아이의 눈빛, 대사톤이 다른 작품과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극 중 성민처럼 자신을 믿어준 단 한 사람에 대해 어머니를 떠올린 강동원. 그는 "내게 가장 특별한 사람, 믿어준 단 한 사람은 어머니다. 처음 내가 대학교를 중퇴하고 배우가 되겠다 선언했을 때 주변에서 '뜬구름 잡는 소리 하지마'라고 하더라. 다들 학교 졸업해서 좋은 회사에 취직하려고 노력하는데 갑자기 배우를 하겠다고 하니 반대를 하더라. 그럼에도 내가 배우가 되겠다고 했을 때 어머니가 많은 응원을 해줬다. 심지어 아버지 마저도 반대를 했는데 어머니는 끝까지 날 믿어줬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MC 박경림은 "어머니는 강동원의 얼굴을 계속 봤기 때문에 (배우로서 가능성을) 잘 알고 있었던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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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 외에도 300:1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된, '강동원의 그녀' 신은수의 풍부한 감성 또한 '가려진 시간'의 관전 포인트. 올해 14세 소녀인 신은수는 '가려진 시간'을 통해 데뷔하는 아역배우로 첫 작품임에도 성인 배우 못지않은 진폭 있는 감정 연기를 선보여 스태프의 찬사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제작보고회 현장이 처음인 신은수는 "영화 현장이 처음이라 낯설기도 했는데 하다보니 강동원 선배와 엄태화 감독이 배려를 많이 해줘서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수줍게 고백했다. 그는 강동원과 첫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 신은수는 "사실 나는 너무 불편했다. 너무 대선배이지 않나? 처음엔 정말 너무 불편했는데 조금 괜찮았다. 지금도 조금 어색하긴 하다"며 솔직하게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처음엔 '가려진 시간' 촬영을 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출연을 축하하는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그런데 강동원 선배의 출연 소식이 들리자 그 뒤로부터 나의 안부를 묻기 보다는 강동원 선배의 안부만 묻더라"고 재치를 발휘했다.

"불편했다"라는 당돌한 고백에 당황한 강동원. 무려 신은수와 20세 차이인 그는 "처음엔 신은수가 나를 어렵게 생각해 '선배님'이라고 부르더라. 그래서 편하게 '오빠'라고 불러달라 했는데 쉽게 부르지 못하더라. 그러다 우연히 신은수가 매니저에게 '오빠'라고 부르는걸 들었다. 분명 매니저가 나보다 나이가 많아 보였는데 내겐 편하게 못 부르는 걸 보고 서운했다. 또 한번은 함께 손을 잡고 뛰어가는 장면을 찍는 날이었는데 촬영 컷이 들리자 신은수가 내 손을 곧바로 뿌리치며 '이번 생은 망했다'고 한숨을 쉬더라. 내 손을 잡은게 공개되면 악플을 받을 거라며 걱정하더라"고 웃픈 에피소드를 전했다.

신은수와 웃지 못할 사연을 가져야만 했던 강동원. 그러나 누구보다 신은수에 대한 믿음이 강했다는 것. 강동원은 "캐스팅에 대해 엄태화 감독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그러던 중 처음 신은수 양의 프로필 사진을 보고 '눈이 너무 좋은 배우다'고 생각했다. 클로즈업으로 보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고 믿음이 들었다"고 진심을 전했다.

강동원과 신예 신은수뿐만이 아니다. 강동원의 아역으로 출연하는 아역 이효제 또한 '가려진 시간'을 믿고 기다리게 하는 포인트로 자리 잡았다. 2014년 개봉한 영화 '우리는 형제입니다'(장진 감독)로 데뷔, '극비수사'(15, 곽경택 감독) '사도'(15, 이준익 감독) '검은 사제들'(15, 장재현 감독) '덕혜옹주'(16, 허진호 감독)에서 톱스타의 아역을 도맡은 이효제는 '검은 사제들'에 이어 '가려진 시간'으로 강동원과 두 번째 호흡을 맞추게 된 것. 강동원과 완벽한 싱크로율을 선보일 것으로 '가려진 시간'에 기대를 더했다. '충무로 스타 아역'으로 통하는 이효제는 안타깝게도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일단 예고편에서 드라난 존재감만으로도 심상치 않은 아우라를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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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을 주축으로 신은수, 이효제 등 화려한 캐스팅도 캐스팅이지만 '가려진 시간'로 첫 상업영화에 도전한 신인 엄태화 감독도 주목할만 하다. 홍익대학교 광고디자인과를 졸업, 영화아카데미에서 연출을 공부한 엄태화 감독. 박찬욱 감독의 '쓰리, 몬스터'(04) '친절한 금자씨'(05) 연출부, 박찬욱 감독이 동생 반찬경 감독과 함께 연출한 '파란만장'(10)에서 스토리보드와 조감독, 박찬경 감독의 '만신'(14)에서 스토리보드를 거친 그는 2012년 미장센단편영화제 절대악몽 부문에서 단편 '숲'으로 만장일치 작품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충무로 기대주 다. 그의 첫 독립 장편 '잉투기'(13)는 탄탄한 연출력과 재기발랄한 스토리로 충무로를 뜨겁게 달구기도 했다. '밀정'(16, 김지운 감독)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 배우 엄태구의 형으로도 유명하다.

엄태화 감독은 "전작도 마찬가지였지만 나는 작품을 기획할 때 이미지 하나에서 시작한다. 이번 '가려진 시간'도 큰 파도 앞에 성인 남자와 소녀가 서 있는 그림에서 시작됐다. '두 사람이 무슨 관계일까?'에서부터 시작된 이야기다. 진정한 믿음을 기반한 순수한 사랑이야기를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작품 의도를 전했다.

강동원의 순수한, 믿음직한 눈에 빠져 캐스팅을 하게 됐다는 엄태화 감독은 "성민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몸은 어른이지만 아이같은 동심이 있어야 한다. 강동원의 전작을 보면 서늘한 것도 있지만 서글프기도 하고 개구진 모습도 있다. 이런 모습이 성민을 보여주는데 가장 좋은 배우가 될 것 같아 가장 먼저 시나리오를 건넸다. 실제로 만나보니 더 그랬다. 강동원은 신비감이 있고 거리감이 느껴졌는데 실제 만나보니 너무 편안하고 수더분한 사람이더라"고 첫인상을 떠올렸다. 이어 "'가려진 시간'은 현실에 없는 공간이지 않나? 내 머릿속에만 있는 공간인데 그런 지점을 표현하는게 어려웠던 것 같다. 성민이 겪은 일이 사례가 없는 일이라 강동원과 직접 만나 캐릭터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영화가 시작되고 40분이 지나서야 강동원이 등장한다는 포인트를 전한 엄태화 감독은 "블라인드 시사회에서 관객의 반응을 봤는데 마치 '괴물'(06, 봉준호 감독)에서 괴물(오달수)이 처음 등장할 때 반응과 비슷했다. 다들 깜짝 놀랐다"고 영화의 꿀잼 포인트를 귀띔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한편, '가려진 시간'은 강동원, 신은수, 이효제, 김희원, 권해효 등이 가세했고 엄태구의 친형이자 '잉투기'를 연출한 엄태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1월 개봉 예정이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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