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e스포츠, 역사 또 쓰다!' 롤드컵 한국 3개팀 4강전 진출

기사입력 2016-10-16 17:55





한국의 삼성 갤럭시 선수들이 14일 열린 2016 롤드컵에서 C9을 3대0으로 꺾은 후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라이엇게임즈

15일 열린 '2016 롤드컵' 8강전에서 중국 RNG를 3대1로 꺾은 후 기뻐하고 있는 한국의 SK텔레콤 T1 선수들. 사진제공=라이엇게임즈

한국의 락스 타이거즈 선수들이 16일 열린 '2016 롤드컵'에서 중국 EDG를 3대1으로 꺾은 후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라이엇게임즈

'한국 e스포츠, 또 하나의 역사!'

한국의, 한국에 의한, 한국을 위한 무대였다. 세계 최강인 한국 e스포츠의 진가를 북미 무대에서도 제대로 실현했다. 그러는 사이 새로운 역사도 쓰여졌다. 이제는 충분히 즐기는 일만 남았다.

지난달 3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한 '2016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서 한국 3개팀이 모두 4강 무대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16강 예선에서 각 조 1위를 달성한 한국의 삼성 갤럭시, SK텔레콤 T1, 락스(ROX) 타이거즈 등 3개팀은 14일부터 미국 시카고시 시카고 시어터에서 시작된 8강전에서 북미의 C9, 중국의 양대산맥인 RNG(로얄 네버 기브업)과 EDG(에드워드 게이밍)을 각각 꺾으며 4강 티켓을 따냈다.

지난 2013년 SKT를 시작으로 2014년 삼성, 그리고 2015년 다시 SKT가 세계 최강을 달성하는 등 롤드컵 3연패를 달성한 한국으로선 이를 4년 연속으로 이어갈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또 SKT와 락스 가운데 한 팀이 무조건 결승에 오르기 때문에 한국은 2012년 아주부(현 CJ엔투스)를 시작으로 5년 연속 결승에 오르는 기록도 세웠다. 한 지역의 3개팀이 4강에 오른 것도 6년째를 맞이하는 롤드컵에서 당연 최초이다.

말 그대로 3개팀 모두 압승을 거두며 한국팀의 저력을 그대로 과시했다. 그 스타트는 삼성이 끊었다. 삼성은 14일 북미의 마지막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C9에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승리로 좋은 출발을 보였다. 이번 대회에 나서는 한국 3개팀 가운데 최약체로 평가받았던 삼성은 '죽음의 조'로 불렸던 16강 예선 D조에서 예상을 깨고 조 1위를 달성, 팬들을 놀라게 했다. 한국에서 열린 '2014 롤드컵' 결승에서 이미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삼성은 그해 모든 멤버들이 다른 팀으로 이적하며 2015년 큰 부진을 겪었다. 하지만 올해 베테랑인 '앰비션' 강찬용을 중심으로 재정비, 한국 대표선발전까지 거쳐 막차로 롤드컵에 합류한 후 16강에 이어 8강전마저 넘어섰다. 한국팀끼리 맞붙는 SKT와 락스와는 달리 삼성은 17일 열리는 유럽의 H2K와 와일드카드팀 ANX(알버스 녹스 루나)의 승자와 결승행을 다투기에, 역대 2번째로 결승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 기세를 디펜딩 챔피언인 SKT가 이었다. SKT는 15일 열린 중국 최강 RNG와의 4강전에서 1세트를 패하며 위기에 빠졌지만 2세트부터 정글러 포지션을 배성웅에서 '블랭크' 강선구로 바꾸는 용병술로 내리 2~4세트를 따내는 역전극으로 두 대회 연속 4강에 올랐다.

이어 락스는 16일 EDG전에서 1~2세트를 가볍게 따낸 후 3세트 실험적인 밴픽으로 여유를 보이다 일격을 당했지만 4세트에서 정글러인 '피넛' 한왕호의 대활약을 앞세워 30여분만에 압승을 거두고 한국 3개팀 4강행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로써 SKT와 락스는 지난해 10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2015 롤드컵' 결승에 이어 이번에는 4강전에서 만나게 됐다. SKT로선 2연패이자 역대 3번째 롤드컵 제패를 위해 락스를 반드시 넘어야 하는 상황이다. 락스 역시 국내 리그를 비롯해 국제 대회에서 번번이 우승을 가로막은 숙적 SKT를 꺾어야 롤드컵 우승컵에 다시 다가설 수 있다. 두 팀의 4강전은 22일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가든에서, 그리고 삼성이 나서는 두번째 4강전은 다음날인 23일 같은 장소에서 개최된다. 두 대회 연속 한국팀끼리 맞설 가능성이 높은 대망의 결승전은 30일 미국 LA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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