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스플릿' 유지태, '쓰랑꾼' 벗고 '쓰링꾼'으로 돌아왔다! (종합)

기사입력 2016-10-18 12:04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쓰랑꾼(쓰레기+사랑꾼)' 유지태가 조금은 코믹하고 유들유들한 '쓰링꾼(쓰레기+볼링꾼)'으로 변신했다.

과거 볼링계 전설이었지만 불운의 사고를 겪은 뒤 도박볼링판 선수로 뛰게된 남자가 볼링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소년을 만난 후 변화하는 이야기를 그린 휴먼 스포츠 영화 '스플릿'(최국희 감독, 오퍼스픽쳐스 제작).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열린 '스플릿' 제작보고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각종 갬블링부터 내기 바둑을 소재로 한 영화까지 한국영화 속 단골 소재로 등장했던 도박 스토리. 앞서 '타짜'(06, 최동훈 감독), '신의 한수'(14, 조범구 감독) 등 손에 땀을 쥐게하는 긴장감과 등장 인물들간의 암투를 도박으로 쫄깃하게 그려 관객의 사랑을 받아왔는데 그 차기 주자로 '스플릿'이 등장했다.

스플릿은 볼링에서 첫 번째 투구에 쓰러지지 않은 핀들이 간격을 두고 남아 있는 상황을 말한다. 스플릿이 나면 보통 큰 실수를 범했다고 여겨지며 처리하기 어렵다고 판단, 한 핀만 선택해 볼을 던져야 한다. '스플릿'은 친숙한 스포츠인 볼링을 도박 영화 트랜드에 접목, 새로운 이야기로 관객을 찾을 예정. 한국영화 최초 도박볼링을 소재로 한 영화로 볼링에 인생이 엮인 4인과 그들을 둘러싼 거대한 도박세계를 액션과 드라마로 버무린 작품이다.

이날 행사에는 볼링으로 망친 인생, 볼링으로 뒤집으려는, 볼링도박판의 국가대표 철종 역의 유지태를 주축으로 돈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가는 생계형 브로커 희진 역의 이정현, 에버리지 250을 기록하는, 자폐 성향을 가진 순수한 볼링천재 영훈 역의 이다윗, 돈 앞에서 정은 사치라고 생각하는 비열한 승부사 두꺼비 역의 정성화, 그리고 최국희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먼저 전작 tvN '굿 와이프'에서 '쓰랑꾼'으로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한 유지태. 이번 작품에서는 말끔한 슈트를 벗은 프로도박꾼으로 변신, '더티섹시'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스플릿'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볼링이라는 소재가 너무 독특했고 철종이라는 인물이 새로웠다. 그동안 작가주의 작품이나 심각한 분위기의 작품을 많이 해왔다. 이번엔 밝고, 코믹한, 가족과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어 '스플릿'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정현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항상 들어오는 역할이 어둡거나 한이 맺힌 역할이었다. 일단 밝은 캐릭터 제안이 처음이었다"며 "나의 인생 영화 중 하나가 '올드보이'(03, 박찬욱 감독)인데 같이 호흡을 맞출 수 있다는 것에 좋았다. 그리고 이다윗도 '시'(10, 이창동 감독)에서 너무 좋은 연기를 보여주지 않았나? 정성화도 뮤지컬계 스타인데, 이렇게 좋은 배우들과 언제 같이 해볼수 있을까 싶어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반면 극 중 자폐 성향의 볼링천재를 연기한 이다윗은 "처음엔 자폐 연기를 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 부담감이 많았다. 조승우 선배처럼 완벽한 자폐 연기를 할 자신이 없었다. 그들을 뛰어 넘을 수 없다는 생각에 처음엔 고사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내 자신에게 너무 자존심이 상하더라. 겁먹고 도망치는 것 같아 화가 났다. 도전하는 마음으로 작품을 선택했다"며 "자폐 연기를 위해 한강 잠수교에 가서 혼자 연습했다. 매일 밤마다 한강에 가서 연기연습을 했다. 청소부 아저씨가 길 잃어버린 것 아니냐며 물어보기도 할 정도였다"고 고백했다.

이에 유지태는 "이다윗이 현장에서 조금 이상했는데 이유가 있었다. 자폐 성향이 있는 캐릭터라 혼자 연기했고 나중엔 정신과 상담도 받았다. 영화에서도 연기를 할 때 상대방의 눈을 안 마주쳤는데 이게 다 자폐 연기를 위해서였다"고 이다윗의 노력을 추켜세웠다.



KBS2 예능 '1박2일' 촬영을 마치고 돌아와 개그감이 한껏 물 올랐다는 유지태. 그는 제작보고회 내내 재치있는 농담을 던져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특히 그는 '스플릿'에 대해 볼링을 배우게 된 에피소드를 밝혔는데, 기존에 진중했던 모습을 던진 유지태는 "지금까지 살면서 딱 한 번 볼링을 쳐봤는데 '스플릿'을 통해 최고점수 비공식 250점까지 올려봤다. 공식적으로는 224점까지 올려봤다"며 "3개월만 줬으면 프로도 딸 수 있다"고 허풍을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굿 와이프'가 아니었다면 정말 프로 데뷔를 준비하려고 했다. 드라마 스케줄 때문에 준비 시간이 부족해 프로 볼러 도전은 접었다"고 밝혔다.

자신의 인생에서 최고의 배팅에 대해서는 유지태는 "최고의 배팅은 '스플릿'이다. 1000만 관객을 노려봐도 좋을만한 최고의 선택이다"며 말했고 이정현은 "가수를 잠시 내려놓고 다시 영화로 돌아와 도전하는 것이 내 인생의 최고의 배팅이다"고 답했다. 정성화는 "'스플릿'을 통해 악역을 도전하는 것이 내 최고의 배팅이다. 정성화도 악역을 소화할 수 있다는걸 보여주고 싶다"며 말했고 이다윗은 역시 자폐 연기에 도전하는 것 자체를 배팅이라 꼽았다.


한편, '스플릿'은 유지태, 이정현, 이다윗, 정성화 등이 가세했고 신예 최국희 감독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오는 11월 16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영화 '스플릿'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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