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경 "'수상한 그녀' 대상 수상 후 위기 왔다"[화보]

기사입력 2016-10-24 00:29


사진 W코리아

[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써니', '광해', '수상한 그녀', '널 기다리며', '서울역' 등으로 어느새 '믿고보는 배우'로 자리매김한 심은경이 13년차 연기 생활에서 느낀 깊은 고민과 지향점을 솔직하게 밝혔다.

심은경은 패션지 W코리아와의 11월호 화보 촬영 및 인터뷰에서 "얼마 전까지 작품 욕심이 좀 있는 편이었다. 셈도 있었다. 매번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전작과 겹치는 장르나 캐릭터는 피하려고 했고, 커리어를 잘 쌓아 성공하겠다는 마음이었다"며 "그런데 '수상한 그녀'로 백상예술대상을 비롯한 몇몇 영화제에서 큰 상도 받고 하니까 내 스스로 뭔가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잃어버렸다. 13년을 연기한 탓에 약간의 권태감도 있었고, 나 자신만 믿고 충분히 준비하지 못한 채 작품에 임하기도 했다. 어느 순간 내가 과연 연기를 계속해도 되는지 의문이 생겼다"고 고백했다.


사진 W코리아
그녀는 '성공이 무엇이라고 생각했나'라는 질문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연기 잘하는 여배우가 되는 것. 최고의 여배우로 인정받는 게 내 꿈이었다"고 과거형으로 답하면서 "내가 나에게 실망을 좀 했다. 너무 나답지 못한, 내가 제일 싫어하는 꾸며낸 듯한 연기를 한 시간이 있었다. 뭔가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게 티가 나고. 연기뿐만 아니라 나의 인간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고민하면서 초심을 떠올려봤다. 아직까지도 의문에 대해 답은 못 구한 상태인데, 그래도 힘들었던 시간이 독보다 약이 됐다"고 덧붙였다.

10살에 데뷔한 그녀에게 초심이란 그 때를 말하는 걸까. 심은경은 "어릴 때는 연기 자체가 너무 좋았고 즐겼다. 대본이 낡아질 때까지 읽었다. 그때를 떠올리면서 역시 난 연기할 때 가장 보람차고 진정한 내가 된다고 다시 한번 느꼈다. 이젠 연기력을 보여주고 싶다거나 늘 새롭게 변신하겠다는 강박보다 내가 하고 싶고 좋아하는 게 더 우선순위다. 뭔가 보여주지 않으면 불안한 마음 같은 걸 다 내려놓기로 했다"며 "나보다 연기 잘하고 재능 있는 사람들이 세상에 많다. 이젠 내 꿈을 높이지 말자, 흘러가는 대로 살자 싶다"고 성숙한 답을 내놨다.


사진 W코리아
개봉을 앞둔 '걷기왕'의 메시지를 떠올리기도 했다. 심은경은 "'조금 천천히 가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내레이션이 예고편에도 나온다. 달려가지 않고 천천히 걸어가더라도 내가 진짜로 하고 싶은 게 뭔지 찾는 게 더 중요하다고, 영화가 나에게 말을 거는 것 같았다. 나를 환기시켜줄 수 있는 작품이 되리라 생각했다. 예전부터 이런 편안한 연기를 해보고 싶었다"며 '걷기왕'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한편 20일 개봉한 영화 '걷기왕'은 무조건 빨리, 무조건 열심히를 강요하는 세상에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는 선천적 멀미증후군 여고생이 자신의 삶에 울린 경보를 통해 고군분투하며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심은경 외에도 박주희, 김새벽, 허정도, 김광규 등이 가세했다. 단편영화 '잘 자, 좋은 꿈꿔!'로 데뷔, 장편 독립영화 '반드시 크게 들을 것'을 연출한 백승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사진 W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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