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男주연③]'밀정' 송강호를 넘어선 송강호, 세번째 영광 안을까

기사입력 2016-11-11 17:38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너는 이 나라가 독립이 될 것 같냐."

이 대사 한 마디로 그는 친일파 이정출 경부의 캐릭터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그 미묘한 표정과 대사 톤은 관객의 마음을 흔들기 충분했다. 이제 인간계가 아니라 신계(?)의 연기력을 선보이고 있는 송강호 말이다.

영화 '밀정'에서 그는 이정출 역을 맡았다. 실존 인물인 일본 경찰 황옥을 모티브로 한 이정출은 꽤 복잡다단한 캐릭터다. 일본에 충성을 다하는 친일파였다가 김우진(공유)과 정채산(이병헌)을 만나면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마음을 바꾸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런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는 배우는 충무로에도 많지 않다. 송강호였기에 표현이 가능했다는 말이다.

사실 송강호는 '연기 잘하는 배우'라는 평을 늘 들어왔던 배우라 이같은 평가가 새삼스럽지 않다. 하지만 '밀정'에서 송강호의 연기는 송강호 자신을 뛰어넘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연극무대에서 활동하는 송강호는1996년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로 충무로에 데뷔했다. 그리고 '초록물고기' '넘버3'로 단숨에 주목을 받았다. 특히 '넘버3'에서의 연기는 아직도 회자될 정도로 '역대급'이었다. 그는 이 작품으로 1997년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청룡영화상과 첫 인연을 맺기도 했다. 이후 '쉬리'로 한국영화의 새장을 열었고 2000년 '반칙왕'으로 김지운 감독과 첫 인연을 맺으며 주연급 배우로 발돋움했다.

'공동경비구역JSA' '복수는 나의 것' '살인의 추억' '효자동 이발사' '괴물' 등 한국영화사에 큰 획을 그은 작품들에 연이어 출연한 송강호는 2007년 '우아한 세계'로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처음 수상하며 대한민국 대표배우 자리를 꿰찼다.

이후에도 '밀양'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박쥐' '설국열차' '관상' 등 흥행과 작품성,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작품들에 출연해온 송강호는 '변호인'에서 송우석 변호사 역으로 또 한번 자신의 연기를 넘어서며 그 해 두번째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지난 해 '사도'로 유아인과 역대급 연기대결을 보여준 송강호는 올해 '밀정'으로 다시 한 번 남우주연상에 도전한다.


그가 올해도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에 도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밀정'에서 그동안의 연기와는 또 다른 모습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이 작품에서 송강호는 초반과 중반, 후반의 표정이 모두 다를 정도로 디테일이 살아있는 연기를 선보여 '예전 송강호와 다른 연기를 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런 평과 함께 그가 본인의 세 번째 청룡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을까.

그동안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세 번 수상한 배우는 문성근과 최민식 뿐이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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