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성은 본능적으로 루이(서인국)가 비빌 언덕이라는 것을 알아보고 꽃빈대 루이의 간을 빼먹는 왕빈대가 되는 캐릭터다. 하지만 오대환과 서인국이 그리는 두 사람의 관계는 조금 더 특별했다. 조인성은 기억을 잃은 루이가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생활 속 꿀팁을 전수해주는 브레인이자, 루이의 편에서 응원을 전하는 조력자였다. 두 캐릭터는 다소 뇌가 순수해 보이기도 했지만, 그 호흡이 경쾌하고 발랄하게 그려지며 시청자의 웃음보를 자극하는 포인트가 됐다. 철이 없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각박한 현실 세계와는 동 떨어진, 귀엽고 사랑스러운 브로맨스가 힐링을 전해줬기 때문이다.
특히 오대환과 서인국은 전작 OCN '38사 기동대'에서는 악덕 체납자 마진석과 그에게 사기를 치려는 양정도로 앙숙 케미를 맞췄던 바 있어 '쇼핑왕 루이'에서의 브로맨스는 큰 반전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사진제공=제이아이스토리엔터테인먼트
오대환은 "(서)인국이와는 성격이 잘 맞는다. 인국이가 동생이긴 하지만 이쪽 분야에서는 나보다 선배다. 그러니까 내가 무엇 때문에 힘들어하는지 안다. 어떻게 보면 나는 무명 배우였다가 '38사 기동대'로 조금씩 알려지는 과도기였다. 나는 그대로인 것 같은데 환경이 바뀌고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거기에 적응을 잘 못해서 많이 힘들었다. 그런데 인국이가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지 얘기를 많이 해줬다. 형도 음악 좋아하니까 음악 하는 것도 신선할 거라며 기타도 선물해줬다. 내가 여덟살 많은 형이지만 선배처럼 잘 보살펴줬다. 자기도 바쁘고 힘들텐데 항상 먼저 인사하고 컨디션을 체크해줬다. 너무 고마웠다. 둘다 먹는 걸 좋아해서 맛집도 찾아다니고 부산에서 술도 한잔 하고 그랬다. 맨날 인국이만 보면 징징거려서 부끄럽다. 어쨌든 인국이는 나한테는 은인이다"라고 말했다.
서인국 뿐 아니라 '쇼핑왕 루이' 출연진들과 모두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특히 오대환은 서인국 남지현 등 청춘 스타들과 엄효섭 김선영 등 중견 스타들의 중간에 있었던 만큼 이들의 연결고리가 됐다.
그는 "엄효섭 선배님과는 단합대회 촬영 때 같이 대기했다. 선배님이 나한테 '보기 드믄 배우다. 굉장한 에너지를 갖고 있는 배우다. 대성할 거다. 너는 정력적인 배우'라고 해주셨다. 한번도 드라마를 보며 웃은 적이 없었는데 내가 차에서 실수하는 신을 보고 웃으셨다고 했다. 원래 내 인상 때문에 별로라고 생각하셨는데 그 신을 보고 인상이 바뀌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친해졌다. 지금도 계속 연락한다. 출연했던 배우들끼리 단톡방도 하고 공연 단체 관람도 가자는 얘기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제공=제이아이스토리엔터테인먼트
출연진의 합이 좋았기 때문일까. 수목극 최약체로 시작했던 '쇼핑왕 루이'는 방송 이후 꾸준히 시청률 상승세를 기록하더니 결국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오대환은 "사실 시청률 꼴찌 했을 때도 다들 '이럴 줄 알았어' 하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감독님은 절대 흔들리지 않으셨던 것 같다. 인국이도 물어보니까 '괜찮아. 좋아지겠지. 좋아질거야'라고 했다. 그런데 계속 회마다 시청률이 올랐다. 우리끼리 10부쯤 되면 1등도 할 것 같다는 얘기도 했었다. 복실이(남지현) 인국이 우리 엄마(황영희) 이렇게 넷이서 몇부쯤 1등할 것 같은지 내기도 했었다. 다들 시청률 1등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던 거다. 그래서 처음 1등 했을 때도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출연 배우가 직접 꼽는 드라마의 인기비결은 뭘까.
오대환은 "악역다운 악역이 없었던 게 인기비결인 것 같다. 어떻게 보면 현실성은 제로다. 악역이 금방 반성하고 뉘우친다. 그래서 처음에는 동화 같은 대본이니까 연기는 오히려 리얼하게 ?자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우리 드라마는 어떻게 연기해도 다 용서되는 드라마였던 것 같다. 우리도 나중에는 어떻게 해도 용서가 되는 드라마니까 더 재밌게 놀았다. 어떤 캐릭터든 즐겁게 하면 시청자분들이 마음을 열어주신 상태라 다 수용될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더 B급으로 가려는 시도도 했다. 이 드라마라 가능했던 일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