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대체불가 발라더" 정승환, '목소리'로 펼친 스무살의 꿈 (종합)

기사입력 2016-11-30 11:57


정승환의 데뷔앨범 '목소리'의 발매기념 쇼케이스가 30일 일지아트홀에서 열렸다. 정승환이 멋진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타이틀곡 '이 바보야'는 박새별이 작곡, 유희열이 작사한 곡. 이별후 옛 연인을 우연히 재회한 후 이별을 더 절절히 앓는 청춘의 모습을 애틋하게 그렸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11.30/

[스포츠조선 박영웅 기자] "부모님께서 주신 목소리, 덕분에 큰 사랑..감사합니다."

목소리를 손가락의 지문이라 치면, 정승환은 뚜렷한 DNA를 지녔다. 멜로디 선율 위에 짙게 묻어나는 손자국처럼 귓가에 깊은 인상을 남긴다. 또박또박 찍어 뱉는 선명한 감정은 그의 장점이자, 가수로서도 막강한 무기로 통한다. 특히 귀에 쏙쏙 들리는 전달력은 자신의 스토리를 전개하는데 있어 확실한 설득력을 지닌다.

정승환은 30일 오전 11시 서울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 첫 미니앨범 '목소리' 발매기념 쇼케이스를 열고 데뷔를 알렸다. 'K팝스타' 이후 안테나뮤직에 새 둥지를 튼 그가 약 2년여의 준비 끝에 완성한 첫 앨범이다.

세상을 살면서 누구나 적지 않은 변화를 겪기 마련이지만, 스무살의 노래 잘하는 이 청년은 오디션을 통해 특별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2014년 SBS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 'K팝스타' 시즌4를 통해 얼굴을 알린 정승환. 준수한 외모와 감성어린 음색으로 가요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그가 데뷔앨범을 내밀었다.

이날 정승환은 "일단 데뷔라는 것에 대해 실감하지 못했는데, 바로 어제 '스케치북' 녹화였다. 유희열이 제 이름을 호명했을 때 '아 내가 데뷔했구나' 생각했다"라며 "좋은 성적까지 받아서 정말 감사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저 혼자만 알고 있던 노래들이 세상에 공개돼 무대에 서고, 많은 사람들이 따라 부르셔서 기뻤다"며 웃었다.


정승환의 데뷔앨범 '목소리'의 발매기념 쇼케이스가 30일 일지아트홀에서 열렸다. 유희열과 정승환이 포토타임때 포즈를 취하고 있다.
타이틀곡 '이 바보야'는 박새별이 작곡, 유희열이 작사한 곡. 이별후 옛 연인을 우연히 재회한 후 이별을 더 절절히 앓는 청춘의 모습을 애틋하게 그렸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11.30/
29일 0시 공개된 정승환의 타이틀곡 '이 바보야'는 공개 직후부터 30일 오전까지 이틀째 음원차트 정상을 수성하며 데뷔앨범부터 그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 바보야'뿐 아니라 '그 겨울'도 차트 상위권에 랭크됐다.

정승환의 첫 음반 '목소리'는 그의 아이덴티티이자 가장 큰 강점인 '목소리'를 통한 한 겨울 외로움을 테마로 삼았다. 하나의 호흡, 하나의 색감으로 담아낸 앨범이다. 음반 전체에 전자음을 배제하고 어쿠스틱 피아노, 기타, 드럼, 베이스, 스트링의 기본편성만으로 풍부한 사운드를 빚어낸 것도 특징이다.

앨범은 자신의 개성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감성 곡들이 주를 이룬다. 자신의 강점인 감정 표현과 부드러운 음색에 최적화된 발라드 장르를 택한 만큼 이번 앨범을 통해 이문세, 신승훈, 성시경 등 대표 발라드 가수의 계보를 잇겠단 각오다. 유희열과 토마스쿡(정순용), 박새별, 1601등 발라드 히트 프로듀서들이 대거 힘을 보탰다.


정승환은 데뷔앨범 타이틀을 '목소리'라고 붙인데 대해 "'목소리'라는 게 저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인 거 같았다"며 "부모님께서 주신 제 정체성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모님께서 주신 목소리고, 그 목소리 덕분에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게 됐다. 저에게는 목소리라는 의미가 크다"고 소개했다.

오랜 기간 자신의 음악색에 대해 고민을 거듭해온 그는 그간 보고 듣고 배운 많은 감정을 첫 앨범에 쏟았다. 소위 말하는 오디션 스타의 유효기간을 따지는 건 무의미했다. 그렇게 찾은 건 발라드였다. 나이는 어려도 발라드 위에 온전히 감정을 쏟아내는 표현력은 수준급이다. 그는 스무살 지금 현재의 가장 '나다운' 음악과 가사들로 채워진 앨범인 만큼 노랫말 단어 하나부터 멜로디 한 음도 정성스레 조율했다.


정승환의 데뷔앨범 '목소리'의 발매기념 쇼케이스가 30일 일지아트홀에서 열렸다. 정승환이 멋진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타이틀곡 '이 바보야'는 박새별이 작곡, 유희열이 작사한 곡. 이별후 옛 연인을 우연히 재회한 후 이별을 더 절절히 앓는 청춘의 모습을 애틋하게 그렸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11.30/


타이틀곡 '이 바보야'는 박새별이 작곡, 유희열이 작사에 참여했으며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봤을 법한 이별 그 후를 그린 가사가 인상적인 발라드 곡이다. 또한 '그 겨울'은 프로듀싱팀 1601이 작업한 곡으로, '봄, 여름, 가을'을 함께 보낸 뒤 혼자 남은 겨울을 노래하는 순수하면서도 가슴 아픈 가사가 인상적인 노래다.

데뷔를 축하하기 위해 자리한 유희열은 "1위가 그렇게 목표는 아니지만 기분 좋은 건 사실이다"라며 "가장 큰 건 승환 군의 힘이 제일 컸구나 생각한다. 항상 같이 있다보면 '이 친구가 어떤 친구인가', '어떤 위치인가' 그걸 잘 못느꼈는데, '이게 바로 정승환의 힘이구나' 이번에 느꼈다"라고 했다. 이어 "이승환, 성시경, 박효신, 김연우 등 발라드 장인들과 작업을 했는데 정승환의 가장 큰 장점은 대부분 가수들이 A파트라고 하는 부분을 어려워한다. 음역대가 높지 않아 다들 피하고 싶어한다. 정승환은 어떤 곡을 주면 딱 잡고 들어간다. 마치 배우 박해일의 연기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라고 설명했다.

유희열이 소개한 '발라더' 정승환의 강점은 전달력이자 정체성이다. 유희열은 "발라드는 누가 부르냐의 싸움이다"라며 "정승환은 타고 태어났다. 톤의 문제도 있고 발음하는 게 스펀지 같이 발음하는 게 있는데, 그 이야기가 연기가 발라드에 최적화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했다. 또 "정승환보다 노래를 잘하는 사람은 있지만 대체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라며 "가창력이 먼저 다가오는 게 아니라 이야기가 먼저 다가오는 가수다. 절대 먼저 울지 않는다. 강요하는 느낌이 전혀 없다. 오래 들을 수 있는 친구다"라고 칭찬했다.

정승환은 군더더기 없이 제련된 매력적인 모습으로 다시 무대에 섰다. 그리고 참신함이 남긴 첫 인상은 어느새 성숙한 음악인의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이번 정승환의 데뷔 앨범은 그가 거의 모든 곡에 참여해 정성을 쏟았다. 그래서 그만의 독특한 시선에서 찾은 표현들과 차분하고 세련된 발라드 트랙이 가득 담겼다.


정승환의 데뷔앨범 '목소리'의 발매기념 쇼케이스가 30일 일지아트홀에서 열렸다. 유희열과 정승환이 포토타임때 포즈를 취하고 있다.
타이틀곡 '이 바보야'는 박새별이 작곡, 유희열이 작사한 곡. 이별후 옛 연인을 우연히 재회한 후 이별을 더 절절히 앓는 청춘의 모습을 애틋하게 그렸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11.30/
현재 그의 뒤에는 안테나뮤직과 유희열이 있다. 유희열은 '제자' 정승환의 데뷔 앨범의 수록곡 전체를 발라드로 구성하는 등 '정공법'을 택했고 그의 강점인 감정 표현과 부드러운 음색에 최적화된 발라드 장르에 선택과 집중하기로 했다. 유희열은 더블 타이틀곡 중 한 곡인 '이 바보야'의 작사에 참여해 토이 특유의 공감어린 노랫말을 선물했다.

유희열은 "(결과를) 예상치도 못했다. 앨범 준비할 때는 직원들끼리 내기했다. 최고 성적 얼마나 생각하냐고 했는데, 저는 8위에 만원을 걸었었다. 제가 굉장히 높은 순위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축하를 굉장히 많이 받았는데, 제가 더 긴장된다. 토이로 활동했을 때보다 성적표를 받았을 때 더 떨렸다"라며 "승환 군을 통해 부모님의 마음을 느끼고 있다"라고 웃었다.

그간 정승환은 신인임에도 불구, 음원차트에서 호성적을 거뒀다. 오디션 방송 당시 정승환이 새롭게 재해석한 김조한의 '사랑에 빠지고 싶다'는 멜론 주간차트에서 무려 3주간 정상을 지켰고 '슬픔 속에 그댈 지워야만 해'도 주간 1위, 지난 5월 발표한 '또 오해영' OST '너였다면' 역시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차트 상위권에 랭크돼 있다.

보통사람이 스타가 되는 시대, 정승환은 가능성 있는 신예 스타로 여러 사람들의 선택을 받았다. 특히 서정적인 음색과 진실된 목소리, 무대를 당당히 마주하는 강심장으로 주목을 받았고 결국 프로 가수로 무대 위에 서게 됐다.

얼핏 보면 여려 보여도 은근히 강하다. 앳된 외모에 마른 체격, 무엇보다 담백한 보컬에 슬픔이 섞인 음색이 솔직하다. 'K팝스타'를 통해 주목받은 정승환의 첫 인상은 반전이다. 꿈에 그리던 가수가 돼서 행복하고 이제 자신의 노래를 들려줄 수 있어 행복하다. 차트를 휩쓴 정승환이 데뷔앨범 단 한장으로 가능성을 넓게 펼쳤다.

hero1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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