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닥터'2R①] 우리가 기다린 진짜 명품 메디컬

기사입력 2016-12-12 14:47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우리가 기다렸던 단 하나의 명품 메디컬 드라마다.

SBS 월화극 '낭만닥터 김사부'가 독보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메디컬 장르가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장르 중 하나라고는 하지만 그 상승세와 파급력은 역대 최고의 의학 드라마로 꼽혔던 MBC '종합병원'이나 '뉴하트'에 버금갈 정도다.

지난 11월 7일 9.5%(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스타트를 끊은 '낭만닥터 김사부'는 매회 시청률이 상승 곡선을 그리며 방송 8회 만에 20% 고지를 돌파했다. 그리고 6일 방송된 10회는 22.8%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박보검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며 하반기 최고의 히트작으로 꼽혔던 KBS2 '구르미 그린 달빛'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 수치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낭만닥터 김사부'에 열광할까.


리얼리티가 살아있다는 점은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다. 극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 약간의 과장이 들어간다고는 해도 '낭만닥터 김사부'에는 현실에서 볼 수 있을 법한, 현실을 옮겨 놓은 듯한 사건 사고를 다룬다. 금슬 좋은 노부부의 사별 이야기는 시청자의 감수성을 자극하고, 음주운전 사고 피해자들을 그리며 안전 불감증을 꼬집는다. 이처럼 '낭만닥터 김사부'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보다는 현실 공감형 볼거리를 제공, 시청자와 공감대를 형성한다.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메디컬 장르 특성상 천재적인 능력을 지닌 김사부(한석규) 캐릭터가 등장하긴 하지만, 작품은 김사부의 초인적인 활약에 초점을 맞추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진짜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사람이 삶을 살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찰을 담는다. 이 과정에서 현실적 캐릭터인 강동주(유연석), 윤서정(서현진)의 매력도 드러난다.


타고난 흙수저인 강동주는 출세를 위해 모든 것을 걸었다. 그러나 마음은 옳은 일을 해야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가치관과 현실 사이에서 항상 갈등한다. 편법을 쓰고 손에 조금 떼를 묻히더라도 부와 권력을 갖는 게 맞는 것인지, 아니면 청렴한 신념을 지키며 살아가는 게 맞는 것인지는 누구나 한번쯤은 해봤을 고민이라 동질감을 불러 일으킨다.


윤서정은 트라우마와 맞서며 조금씩 자신의 길을 찾아나가는 인물이다. 진짜 의사가 되고 싶다는 열정과 신념은 가득하지만, 모친의 자살 현장을 목격하고 약혼자는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과거의 기억이 끊임없이 그의 발목을 붙잡는다. 이처럼 힘든 과거에 허우적댔던 경험은 누구나 있기 때문에 더더욱 윤서정의 아픔과 고군분투에 공감하게 된다.



'낭만닥터 김사부'에도 판타지는 있다. 바로 김사부라는 존재다. 김사부는 천재적인 재능을 갖췄지만 기득권의 피해자가 되어 돌담병원으로 옮겨왔다. 하지만 어떠한 압박이 들어오더라도, 어떤 감정이 있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환자를 구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는 김사부의 모습은 '진짜 환자에게 필요한 의사는 이런 사람'이라고 외치는 듯하다. 환자들에게 꼭 필요한 의사이지만, 현실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게된 김사부 캐릭터의 판타지를 보며 시청자들은 대리만족과 교훈을 얻는다.


작품의 또다른 매력은 정체성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보통 메디컬 드라마는 남녀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를 주된 소재로 삼고, 일반 로코물과 차별화된 배경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로 의학 소재를 꺼내는 일이 많았다. 그래서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병원에서 연애하는 이야기'라는 비아냥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낭만닥터 김사부'는 다르다. 물론 이 드라마에서도 윤서정과 강동주의 로맨스가 등장하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곁들이는 소재다. 이들의 달달한 모습은 최대 5분을 넘어가지 않는다. 대신 철저하게 의사 이야기에 집중한다. 진정한 의사 마인드를 가진 이들의 진짜 사람 이야기를 그려내는데 온 힘을 쏟아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색다른 메디컬 드라마의 매력을 알려주고 있다. 여기에 한석규 서현진 유연석 진경 임원희 등 출연 배우들이 하나같이 구멍없는 연기력을 뽐내고 있다는 것도 드라마를 볼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됐다.

이처럼 '낭만닥터 김사부'는 공감과 위로, 교훈을 전해주며 역대급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과연 새롭게 시작되는 2막에서는 어떤 기록을 세울지 벌써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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