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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영웅 기자] 한때 전성기를 누렸던 오디션 프로그램이 몰락하고, 다양한 포맷의 음악 예능 프로그램은 건재함을 과시했던 한해였다. 같은 '음악'의 범주 안에 있는 두 장르의 프로그램이지만 상반된 성적표를 받았다. 이는 '아마추어 뮤지션에 더 이상 신선함을 느끼지 못한다'는 대중의 관심도를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물론 실력있는 뮤지션들이 대중에 알려지는 건 크게 반길 일이다. 환풍기 수리공에서 노래 잘 하는 국민가수로 단숨에 떠오른 허각의 경우가 그랬고, '쇼미더머니'를 통해 장르씬에서만 실력을 인정받던 래퍼들이 차례로 대중에 소개됐다. 다만 새로운 얼굴과 음악을 매년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다양한 음악과 프로그램이 대중에 수년간 노출되면서 상향 평준화됐고, 전문가 수준의 시청자들도 상당하다. 아마츄어를 발굴하겠단 오디션이 단순한 포맷으로는 힘에 부치는 이유다. 때문에 음악 예능의 핵심인 콘텐츠 싸움은 더욱 치열해 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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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결합한 예능 프로그램이 매력적인 건 당연하다. 높은 시청률을 보장하는 인기 프로그램 안에서 스토리가 더해져 공감이란 힘을 얻기 때문이다. 문제아 래퍼들에 인간극장 같은 연출로 행동에 이유를 부여하고, 노래로 감동을 전달했다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홍보문구 또한 반복된다. 결국 대중이 열광하는 건 공감이다. 단순히 음악을 듣고 뮤직비디오를 시청하는 것보다 훨씬 설득력을 갖는다. 그 과정에서 시청자들은 좋은 싫든 친숙함을 느끼고 그들의 팬이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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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프로그램에 한 번 노출되는 것이 음악무대 보다 효과적인 홍보 창구가 된 세상이다. 뮤직비디오, 유튜브, 리얼리티, 오디션 등 음악은 이제 더 이상 음악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들리는 것과 보이는 것, 또 다른 자극적인 어떤 것들에 점령당하고 있다. 본질적으로 재능있는 뮤지션을 예능만으로 알리는 건 한계가 있다. 음악의 다양성과 실력파 뮤지션의 발굴. 이제 방송을 계기로 자리잡은 대중의 관심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 방송사는 단순히 시청률 좇기가 아닌 양질의 진정성을 전달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매해 반복되는 음악 예능과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열풍. 어쩌면 '다양성'의 탈을 쓴 '획일성'의 또 다른 그림자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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