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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믿고 보는 tvN 드라마에는 성공법칙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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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캐스팅이 좋았다.
조진웅 김혜수 이제훈('시그널') 전도연 유지태('굿와이프') 고현정('디어 마이 프렌즈') 공유('도깨비') 등 안방극장에서 만나보기 어려웠던 충무로 톱스타들이 tvN 드라마를 찾아 화제를 모았다. 이들은 명불허전 존재감을 어필하며 시청률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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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이 지상파 드라마에 염증을 느끼기 시작한 건 해외 판권 판매나 시청률 상승 효과를 노리고 기본기도 제대로 닦지 않은 스타들과 연기돌을 대거 기용하면서부터다. 그러나 tvN 드라마는 그렇지 않았다. 톱스타든 아이돌 출신 연기자든 신인 배우든 작품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배역을 맡겨 작품 퀄리티를 높이는 한편, 배우 본인의 연기력도 제대로 뽐낼 수 있는 터전을 마련했다. 이에 시청자들도 색안경 없이 작품을 바라볼 수 있었고 tvN 드라마에 대한 신뢰도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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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의 자유 보장
tvN 드라마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는 스타 작가와 PD들을 대거 기용했다는 것이다. 김은희('시그널') 노희경('디어 마이 프렌즈') 김은숙('도깨비') 장혁린('THE K2')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한 작가들이 일제히 펜을 들었고, CJ 간판 신원호PD('응답하라 1988') '미생'을 만든 김원석PD('시그널') '태양의 후예' 연출을 맡았던 이응복PD('도깨비') '추노' '추격자-플랜B' 등을 지휘한 곽정환PD('THE K2)' 등이 힘을 보탰다.
이러한 스타 제작진이 뭉칠 수 있었던 건 지상파 보다 몸값이 높기 때문만은 아니다. 케이블 방송이다 보니 지상파 드라마에 비해 표현의 자율성을 잘 보장받을 수 있었다. 여기에 CJ의 막대한 투자가 합쳐지다 보니 지상파에서는 꿈꿀 수 없었던 장르나 소재를 좀더 현실적으로 구현해낼 수 있게 됐다. 여기에 매력을 느낀 제작진이 대거 tvN으로 쏠린 것이다.
실제로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등 따뜻한 인간애를 담은 작품으로 매니아층의 지지를 받고 있는 노희경 작가 역시 '디어 마이 프렌즈' 제작발표회에서 "이런 작품을 만들 수 있게 해준 tvN에 감사드린다"고 밝히기도 했다.
스타 제작진이 뭉쳤으니 작품 퀄리티가 떨어질리는 없었다. 지상파에서는 보지 못한 색다른 소재와 장르가 줄줄이 선보이며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쫀쫀한 대본과 속도감 있으면서도 몰입도 높은 연출력이 시너지를 내며 명대사의 향연이 펼쳐졌고 완성도와 화제성을 동시에 잡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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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판타지
무엇보다 tvN 드라마가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은 허무맹랑한 신데렐라 스토리가 아니라 현실과 맞닿아있는 판타지를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지상파 드라마가 아무것도 없는 여주인공과 모든 걸 다 가진 남자주인공의 사랑 놀음에 몰두, '기승전멜로'로 극을 이끌어갔던 것과 달리 tvN 드라마는 현실에 보다 비중을 뒀다.
'응답하라 1988'은 해당 시대를 살았던 이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한편 시그니처 코드인 남편 찾기로 흥미를 더했다. '시그널'은 무전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인물들이 소통한다는 판타지를 바탕으로 했지만 그 사이에 기득권의 부조리를 꼬집으며 현실감을 놓치지 않았다. '디어 마이 프렌즈'는 기존 드라마에서는 다루지 않았던 시니어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생의 종착점과 가족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또 오해영'은 흔녀와 미래를 보는 남자의 로맨스라는 판타지를 기본 토대로 했지만 실제 연인 관계에서 벌어질 법한 에피소드를 다루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혼술남녀' 역시 하석진-박하선-공명의 삼각관계라는 판타지는 있었지만 본질적으로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직장인과 취업준비생들의 애환을 다루며 위로를 전한 작품이었다.
이처럼 tvN 드라마는 현실과 밀접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만한 이야기에 시청자에게 위로를 전할 수 있는 판타지를 가미해 색다른 작품을 만들어냈다. '믿고보는' tvN 드라마 열풍이 2017년에도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