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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씬스틸러' 이대로 보내기엔 아깝다.
그야말로 각본없는 드라마였다. '씬스틸러'는 근래 보기 힘들었던 드라마타이즈와 리얼리티가 결합된 형식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여러 배우들이 모여 연기를 예능으로 풀어냈다. 과거 SBS에서 '대결! 반전 드라마'와 '헤이헤이헤이' 등의 드라마 타이즈 예능이 많은 사랑을 받았으나, 리얼 버라이어티의 인기와 더불어 그 명맥이 많이 끊긴 상황. 이번 '씬스틸러'가 연기와 코미디의 색다른 시너지를 통해 드라마 타이즈 예능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씬스틸러'는 제목처럼 여러 영화와 드라마에서 '명품 조연'으로 활약한 배우들의 본격 연기 대결이 핵심이다. 강예원, 김병옥, 김정태, 신이, 심형탁, 이규한, 이시언, 이준혁, 조재윤, 정혜성, 최성국, 황석정, 황영희 등 씬스틸러 배우들이 매회 정극부터 시트콤까지 다양한 연기를 펼치며 예상못하는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다.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여 펼치는 촌철살인 애드리브 대결은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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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박수홍을 필두로 김신영, 양세형, 정준하가 놀라운 애드리브와 연기력으로 활력을 불어 넣었다. 박수홍은 '클러버' 이미지를 살린 연기로 깨알 재미를 주기도 했다. 김신영은 송혜교부터 박수홍 어머니에 이르기까지 완벽 소화하며 그야말로 '변신의 여왕'으로 맹활약했다. 양세형 또한 남다른 순발력으로 배우들까지 당황케하는 애드리브 머신에 등극했다. 정준하는 여장부터 동성연인 연기까지 팔색조 캐릭터를 소화하며 극에 반전장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 23일 방송에서는 심형탁이 도라에몽에 빠진 아내 강예원 탓에 괴로워하는 남편으로 유쾌한 코미디 연기를 펼치는가하면, 강예원과 황영희가 죽은 딸과 그런 딸을 그리워하는 엄마로 등장해 진한 감동을 안겼다. 박수무당으로 분한 김정태는 놀라운 빙의 연기로 감탄을 자아냈다. 장르를 막론한 연기 대결은 매회 여러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재미를 주고 있다.
이처럼 최근 출연진들의 호흡은 물론 더욱 물이 오른 연기로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웃음과 감동의 드라마를 써 내려가고 있는 '씬스틸러'의 종영이 아쉬움을 자아낸다. 기존 예능들과는 차별화 된 존재감을 보여준 '씬스틸러'를 시즌2로 만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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