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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영웅 기자] 어느 분야에서든 확고한 아이덴티티를 갖는 건 경쟁자가 없다는 걸 의미한다. 유난히 개성이 뚜렷한 브랜드는 식지 않는 그들만의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그것이 대중의 영역이 되었을 땐 거부할 수 없는 폭발력을 갖는다. 그런 의미에서, 자이언티는 현 대중음악씬에서 가장 개성이 뚜렷한 브랜드다.
"회사나 환경이 바뀐 것에 대한 중압감이 아니라 사람들에 어떤 음악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어요. 음원 성적과는 무관하게 제 표현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에요. 예전 저의 스타일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번 음악이 낯설다고 할 수도 있겠죠. 달라진 점은 시간이 지날수록 새롭게 하고 싶단 얘기가 늘어났다는 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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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 음원깡패'란 애칭이 붙는 자이언티의 새 노래는 발매 직후 전 음원차트 올킬을 기록했다. 타이틀곡 '노래'는 음원 사이트 멜론 벅스 지니 소리바다 네이버뮤직 엠넷뮤직 몽키3 등 7곳 차트에서 1위를 찍었고, 올레뮤직에서는 지드래곤이 피쳐링에 가세한 '컴플렉스'가 정상에 올랐다. 해외 반응도 뜨겁다. 대만 아이튠즈 앨범차트에서 1위를 달성했고, 베트남·홍콩·인도네시아·필리핀 등 7개국에서 상위권을 지켰다. 데뷔 후 첫 해외 1위 기록이다.
"와우, 이 한 단어로 압축될 것 같아요. 사실 음반 내기 전에 많은 가수들이 모두 다 그럴 거에요. 기대도 하지만 한편으로 최선을 다해서 작업했고,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았기 때문에 정말로 성적보다는 (신곡을) 발표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알아 주시겠지하면서 낸 음반이기 때문에 잘 돼서 너무 기분 좋습니다."
누구나 하는 사랑 이야기도 자이언티가 하면 달랐다. 타이틀곡 '노래'는 '하루 종일 널 생각하다' 만든 노래가 유명한 어떤 곡들처럼 금방 잊히지 않도록,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한다는 역설적인 노랫말이 참신한 곡이다. 마치 누군가를 향한 사랑 고백같은 전개방식이 인상적이며, 무심하게 끄적인듯한 가사는 말하듯 전달된다.
'일주일 전 욕조에서 나 혼자 흥얼거리던 노래 / 피아노 하나로는 심심해 베이스도 넣게 되었지/ 하루 종일 널 생각하다 쓴 노래 / 이제는 너 혼자 듣고 있고 곧 사람들도 듣게 되겠지 / 난 저 다른 놈들처럼 가방, 귀걸이, 목걸이, 반지 그딴 건 뻔해서 이 노래를 선물하지'('노래'中) 등 마치 은밀한 사랑얘기가 적힌 일기장을 훔쳐보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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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첫 트랙이 영화관임을 통해 추측할 수 있듯 모든 곡이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스토리를 담고 있으며, 가사는 멜로디와 어우러져 영화대사처럼 생생하게 와닿는다.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노래'를 비롯해 '영화관' '코미디언(COMEDIAN)' '미안해' '나쁜 놈들' '콤플렉스' '바람' 등 총 7개의 트랙이 담겼다. 보사노바 등 여러 장르에 손을 대 다양함을 추구하면서도 간결한 편곡이란 원칙을 지켰다. 2017년 현재의 자이언티를 담은 음반이다.
"주위의 많은 게 바뀌었지만 제 음악은 사실 변한 게 없어요. 지금의 저, 그대로를 담아낸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무슨 생각하고 살아?'라고 물으면 한번에 대답하기 힘들듯이 그런 감정을 담았습니다. 골고루 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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