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JTBC 관계자에 따르면 '말하는대로'는 오는 3월 8일, 배우 박진주와 이국종 아주대 의대 교수, 심용환 작가의 출연을 끝으로 방송을 중단한다. 이에 애청자들은 즉각 아쉬움을 표현하고 있다. 타 예능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은은한 향기. 스타는 물론, 정치 경제 사회 각층의 인사들이 출연해 펼친 '말 버스킹'은 자극 없는 공감과 깨달음을 안겼다.
입 꼬리를 올렸다가, 눈물샘을 자극하던 방송의 종영이 결정되자 지난해 열린 '말하는대로'의 제작발표회에서 하하가 건넨 한마디가 더욱 인상깊다. 그는 당시 "처음 기획안을 받아들고, '더럽게 재미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가혹한 말처럼 느껴지지만 이는 예능적 장치나 화려한 기법에 치중하기보다 무미건조한 듯, '소통'에 전념하는 '말하는대로'에 대한 역설적 칭찬. 재미 요소로 가득찬 수 많은 타 예능 방송의 기획안과는 '그래서 더' 차별성이 느껴질 법했다.
실제로 그랬다. '말하는대로'에 출연한 게스트들은 다른 예능이나 공식석상에서 꺼내놓지 못한 말들을 '말하는대로 이기에' 털어 놓았다. CRPS라는 희귀병에 걸린 신동욱의 희망 메시지, 작은 거인 유병재의 절묘한 시국 풍자, 성소수자 홍석천의 고백, 정신없는 입방정 뒤에 숨겨진 아픈 가정사를 털어놓은 김영철의 한마디는 '말하는대로'에서만 가능한 것이었다. 그래서일까. 심상정 의원이나 안희정 충남지사 등 정치인들도 '자진해서' '말하는대로'의 출연을 희망하기도 했다.
이제 JTBC는 고해성사, 대나무숲의 역할을 하던 프로그램 하나를 잃었다.
2주 후 종영하게 됐지만, 영원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시즌2로 다시 열릴 말 버스킹, 말 콘서트에 기대가 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