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롯데호텔월드에서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열렸다.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LG 신민재. 잠실=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12.09/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과 체코의 야구대표팀 평가전. 4회초 2사 1, 3루 신민재가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1.9/
3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와 한화의 한국시리즈 5차전. LG가 승리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염경엽 감독과 포옹을 하는 신민재의 모습. 대전=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10.31/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매시즌 새로운 미션, 서슬퍼런 검증을 받는다. 시즌이 끝나고 보면 어느덧 한단계 더 성장해있다.
'염갈량의 남자' LG 트윈스 신민재가 올해도 한층 더 높아질 기대치를 만족시킬 수 있을까. 지난해 생애 첫 2루수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은 뒤 울컥 눈물을 쏟았던 그다.
데뷔 첫 3할 타율(3할1푼3리)에 출루율 3할9푼5리, 145안타를 치며 OPS(출루율+장타율) 0.777을 기록했다. 10개팀 어디를 가도 수준급의 테이블세터로 부족함이 없는 성적이다. 애초에 대주자로 두각을 드러낸 선수인 만큼 남다른 주루플레이는 덤.
앞서 2년 연속 30도루를 넘겼지만(2023년 37개, 2024년 32개), 지난해에는 도루보다는 한 베이스 더 가는 영리한 주루에 집중했다. 뒤집어말하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무리하게 도루에 매달리지 않아도 되는 위치에 올라섰다.
하지만 염경엽 LG 감독은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 시즌 도중 '신민재의 타율 3할'에 대한 질문에 "2023년에도 3할 가까이(2할9푼7리) 쳤다. 또 한번의 겨울이 지나가지 않았나. 3할 타율은 당연히 쳐야하는 것이고, (당시 부상중이던)홍창기를 대신해 리드오프로 나서고 있는 만큼 출루율을 4할까진 끌어올리는 한해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3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신민재가 안타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0.31/
앞서 2024년에도 출루율 4할1리를 찍긴 했지만, 이는 시즌 대부분을 9번타자(267타석)로 나서며 상대의 견제를 최소화한 상황에서 이뤄낸 기록이다. 2025년 출루율은 3할9푼5리로 조금 떨어졌지만, 상대의 집중견제를 받는 1번타자(361타석)로 시즌 대부분을 소화했다는 점에서 순도가 높았다.
그래도 사령탑의 마음속 리드오프는 홍창기였다. 신민재는 홍창기가 무릎 부상으로 빠진 6월부터 본격적으로 리드오프 임무를 받았고, 홍창기가 돌아온 시즌 막판에는 다시 2번타자로 돌아갔다.
시즌이 끝난 뒤에는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으며 명실상부 리그 최고의 2루수로 인정받았다. 출루율은 살짝 뒤처졌지만(홍창기 3할9푼9리) 적어도 지난해 기준 홍창기보다는 나은 성적을 냈다.
3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와 한화의 한국시리즈 5차전. 1회초 1사 2루 김현수의 선취 1타점 적시타때 득점한 신민재가 기쁨을 나누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10.31/
신민재는 올해로 서른이 됐다. 2015년 두산 육성선수로 프로에 입문했고, 2018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LG로 이적하는 등 파란만장했던 커리어는 이제 절정기에 다다랐다.
LG는 오는 9일부터 시작되는 사이판 WBC 대표팀 1차 캠프에 무려 8명의 선수가 나선다. 신민재는 주장 박해민을 비롯해 유영찬 손주영 송승기 박동원 문보경 홍창기와 함께 당당히 예비 엔트리에 포함됐다. 김주원과 호흡을 맞추며 태극 키스톤으로 거듭났다. 야구 재능이라면 첫손 꼽히던 류지현 대표팀 감독의 눈에도 쏙 든 그다.
신민재로선 오는 3월 WBC 출전을 거쳐 '출루왕' 홍창기에게 리드오프 자리를 두고 도전할 차례다.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2회말 1사 2루 LG 홍창기가 적시타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0.27/
지난해 신민재는 총 538타석 중 361타석을 1번 타순에서 출전했다. 한자리수에 불과한 3~8번은 큰 의미가 없고, 중요한 건 1, 2, 9번 타순에서의 성적이다.
2번(70타석)과 9번(85타석) 출전시의 성적은 비슷하다. 2번은 타율 2할7푼3리 OPS 0.632. 9번은 2할7푼8리 OPS 0.659다.
반면 1번타자로 출전했을 때는 무려 3할3푼2리의 타율에 OPS 0.835를 찍었다. 7월4일 대구 삼성전에서 쏘아올린 프로 데뷔 첫 홈런도 1번 타자로 나선 경기였다. 이 정도의 성적 차이라면, 팀 전력을 위해서라도 1번 기용을 고려해볼만하다.
아직은 높게 느껴지는 벽이다. 홍창기의 출루율 커리어하이는 무려 4할5푼6리, 부상 후유증이 없다면 꾸준하게 4할4푼대를 찍는 선수다. 장타율도 4할을 넘겨 OPS도 0.850 안팎에 달한다.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6회말 1사 만루 LG 신민재가 적시타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0.26/
하지만 신민재 역시 지난해 데뷔 첫 홈런을 비롯해 3루타 7개(리그 4위)를 치며 장타율을 3할8푼2리까지 끌어올렸다. 또 홍창기 대비 주루 면에서는 확실한 우위가 있다. 염경엽 감독이 흙속에 묻혀있던 그를 발굴한 계기가 바로 대담한 주루와 폭발적인 스피드다.
대주자 시절 적지 않은 눈총을 받는 와중에도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갔던 신민재. 이제 복덩이로 거듭난 그는 올해도 LG 팬들을 놀라게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