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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역시 엄정화다.
박현준은 모친의 자살에 박성환이 개입됐다는 정황을 발견, 아버지에 대한 복수를 다짐했다. 그리고 의도적으로 아버지가 사랑하는 유지나에게 접근하기 시작했다. 이를 눈치챈 성경자(정혜선)는 유지나를 별채에서 내보내려 했고, 아들의 반란과 어머니의 반대에 부딪힌 박성환은 유지나가 재벌 회장과 동거 중이며 결혼을 준비하고 있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이처럼 '당신은 너무합니다'는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도, 소재도 막장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만큼 자극적이었다. 한 여자를 사이에 두고 대립하는 남자들의 이야기는 숱하게 그려졌던 것이지만, 아버지와 아들이 연적 관계에 놓인다는 설정은 그 어떤 드라마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었다. 또 유지나와 홍윤희(손태영) 성경자 등의 갈등 장면에서는 어김없이 "천 것", "3류 쓰레기 하수구", "머느리 잡아먹은 노인네"라는 등의 막말과 물 세례, 따귀 때리기와 같은 막장 드라마 전용 컷이 쏟아져나왔다. 훈훈하고 따뜻한 가족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 인기를 끌었던 주말극 시장에서 한동안 잊혀졌던 90년대 풍 막장 드라마가 부활한 듯한 모양새다.
덕분에 이날 방송된 '당신은 너무합니다'는 지난회(11.3%,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보다 1.8% 포인트 상승한 13.1%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다만 이러한 상승세가 끝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아무리 박현준이 복수를 위해 유지나를 이용하는 설정이라고는 해도 아버지와 아들이 한 여자를 놓고 싸운다는 것 자체가 지켜보기 편한 그림은 아닌데다 재벌 집안의 비밀과 갈등, 선민의식 등의 소재는 더이상 우릴 것도 없는 사골 소재라 피로도만 높이기 때문이다. '당신은 너무합니다'가 배우들의 연기력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탄탄한 구성과 전개로 드라마 시청 시간을 보람차게 만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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