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SC줌人]'로코요정·뽀블리·믿보배' 박보영이 수식어를 대하는 자세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7-04-22 13:29


배우 박보영이 17일 오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 종방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힘쎈여자 도봉순'은 선천적으로 어마무시한 괴력을 타고난 도봉순(박보영 분)이 세상 어디에도 본 적 없는 똘끼충만한 안민혁(박형식 분)과 정의감에 불타는 인국두(지수 분)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세 남녀의 힘겨루기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4.17.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박보영이 또 다시 이름값을 해냈다.

타이틀롤을 맡은 JTBC 금토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연출 이형민, 극본 백미경, 이하 '도봉순')을 통해서다. 지난 달 24일 첫 방송을 시작한 '도봉순'은 방송 2회만에 시청률 5.75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을 기록하며 JTBC 드라마 흥행 순위 2위를 기록하고 있던 김희애·유아인 주연 '밀회'(5.372%)를 넘어서더니 9회에는 9.605%를 기록, JTBC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김수현 작가의 '무자식 상팔자'(9.2%)까지 넘어서며 새 역사를 썼다.

'도봉순'의 흥행의 중심에는 역시 박보영이 있었다. 박보영은 남과 다른 엄청난 괴력을 가진 도봉순이라는 캐릭터를 특유의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더해 매력적으로 살려냈다.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사랑에 빠진 소녀 같은 모습을 보이다가도 불의 앞에서는 정의의 사도로 변신하는 등 팔색조 모습을 보여줬고 유쾌한 코미디 연기부터 깊은 감정 연기까지 소화했다.
박보영의 흥행 파워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박보영은 지난 2015년 방송된 tvN '오 나의 귀신님'(연출 유제원, 극본 양희승·양서윤)로 남다른 저력을 보여줬다. 당시 tvN은 '하트 투 하트' '슈퍼대디 열' '구여친클럽' 등 연이은 금토극의 부진으로 침체기에 빠져있었다. 하지만 '구여친클럽' 직후 등판한 박보영 주연의 '오 나의 귀신님'은 7%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대흥행했다. 박보영은 음탕한 처녀귀신에게 빙의된 나봉선 역을 사랑스러우면서도 귀엽게 소화해 시청자의 마음을 빼앗았다. 또한 극중 남자주인공 강선우 역을 맡은 조정석과 환상의 케미를 보여줬다.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진행된 '도봉순' 종영 기념 라운드 인터뷰에서 박보영은 연이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의 성공으로 인해 '로코 요정'이라는 별명이 붙은 것에 대해 "아직은 쑥스럽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아직은 드라마는 두 번째라서 '로코 요정' 이란 애칭은 잘 모르겠다. 그냥 너무 감사하고 기분 좋은 말이라 생각한다. 사실은 전작 '오 나의 귀신님'을 할 때는 많은 분들이 저를 너무 어리게 봐주셔서 안 어울릴까봐, '애기가 나오는 거 아니냐' '몰입이 안된다'라고 생각하실 까봐 걱정했다. 지금은 그냥 그렇게 안 봐주신다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성공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박보영은 조심스럽게 "사실 그런 수식어를 듣게 될 거라고 상상해 본적이 없다. 이렇게 올라오지도 못할 줄 알았다"고 입을 열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4.17.
"사실 과거에는 이렇게 까지 잘 되는 건 바라지도 않았다. 항상 내겐 큰 고비가 있었다. 과거 소속사와의 큰 소송도 있었고 그때 당시 굉장히 많이 지쳐있었다. 세상에는 왜 이렇게 나쁜 사람이 많이 있을까 괴로웠고 그렇게 재미있어 했던 연기도 더 이상 재미있지가 않았다. 연기를 그만둬야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그냥 다 그만두고 실고에 내려가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고 부모님도 그냥 다 접고 내려와 편하게 살자고 했다. 그런데 슬픈 건 다른 일을 햐려고 생각하니 연기 말고 난 좋아하는 일도, 잘 하는 일도 없더라. 그래서 마음을 고쳐먹었다. 영화 '미확인동영상: 절대 클릭 금지'(2012, 김태경 감독)으로 다시 연기를 시작하게 됐고 그 이후로 마음이 많이 바뀌었다.

그 이후에도 슬럼프는 있었다. 그러던 중 만났던 작품이 영화 '돌연변이'(2015, 권오광 감독)였다. 그때 당시 '왜 난 늘지 않을까'라며 내 연기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었다. 그런데 '돌연변이'를 만나고 연기하는 재미, 스태프와 배우들과 함께 좋은 작품을 만들어가는 재미를 깨닫게 됐다. 그렇게 버티고 버티고 연기를 하다 보니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러다보니 '로코 요정'이라는 감사한 수식어도 얻게 된 것 같다. 난 앞으로 지금처럼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 하면 살아갈 거다."
또한 박보영은 '시청률 인공호흡기' '믿고 보는 박보영 드라마'라는 평가에 대해서도 감사의 마음을 드러내면서도 "그래서 앞으로는 더 어떻게 해야 하나 싶기도 하다"며 부담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그는 그렇기 때문에 많은 칭찬을 받으면서도 '좋았던 점'보다는 '아쉬운 점'을 더욱 들여다보려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시청률 같은 것은 더욱 안 보고 거기에 대해 신경쓰지 않으려 한다. 아쉬워하는 부분을 더 많이 보려 한다. 그래서 우리 작품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 하는 칼럼이나 글도 본다. '도봉순' 역시 시도나 의도는 좋았던 드라마였지만 성 소수자분들을 배려하지 못했다는 의견도 들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반성을 많이 했다. 극중 봉순이가 민혁(박형식)이와 국두(지수)가 얽힌 망상에 대한 꿈을 꾸고 난 뒤 '더러워'라고 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촬영할 때 나 조차 미처 신경 쓰지 못한 대사였다. 더욱 배려가 필요한 부분이었는데 간과하고 넘어갔던 거였다. 그런 부분에서 불편함을 느끼신 분들이 있는 건 당연하다. 그와 관련해서 조금 더 공부하고 찾아보고 생각하고 그랬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좋은 것만 보고 좋은 것만 생각하면 오히려 안 좋은 것 같다. 안 좋은 평가와 질타도 보면서 배워가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4.17.
자신에게 달콤한 것보다는 쓴 것에 더욱 집중한다는 박보영. 그래서 그는 '뽀블리'라는 자신을 향한 애정 어린 애칭에 대해서도 "최대한 오래 데리고 있었으면 하는 말이지만 그 아이('뽀블리')도 언젠가 나를 떠날 거라는 걸 안다. 그래서 언제나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로코요정' '뽀블리' 등 자신을 수식하는 많은 명칭보다도 '언제나 궁금한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대중에게 언제나 궁금한 배우가 되고 싶다. '박보영이 맡은 이번 작품은 어떨까' '박보영이 이번 캐릭터로는 또 어떤 연기를 보여줄까'. 대중이 그런 생각을 하게 됐으면 좋겠다. 기대와 궁금증을 자아내는 배우랄까. 사실 예전에는 원대하고 구체적인 목표가 있었는데 언제부터 그런 목표를 세우지 않는다. 그냥 지금처럼 꾸준히 내게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해 연기하고 또 스스로를 사랑하며 사는 게 내 목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김경민 기자 kyungmin@

현장정보 끝판왕 '마감직전 토토', 웹 서비스 확대출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