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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열정의' 공명과 '냉정의' 민효린이 서로를 보듬으며 치유의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9일 방송한 KBS 미니드라마 2부작 '개인주의자 지영씨'는 어색한 동침 뒤 서로에 대해 진지한 만남을 시작한 두 사람의 달달한 동거라이프가 전파됐다.
지영은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려는 벽수를 붙잡으며 "나도 어떤 날은 혼자 있기 싫다"고 했고 "침대에 올라와도 좋다"고 말했다. 벽수는 망설이다 지영에게 키스를 하려고 했지만 뺨을 맞고 당황했다. 두 사람은 어색하게 동침을 하고, 지영은 잠에서 깨어나 자신의 옆에 누워있는 벽수를 쫓아냈다.
동침은 어색했지만, 두 사람은 서로가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벽수는 '아는 누나 집에 얹혀 살려다가 잘 안됐다'며 갈 곳이 없는 척 했고, 간호사인 지영은 "내가 야간 근무일 때 집에서 자고, 내가 집에 있을 때는 나가라. 서로 겹치지 않게만 있자"고 동거를 제안했다.
엇갈린 시간대 동거는 미묘했다. 야간 근무를 끝내고 온 지영은 벽수가 정성껏 차려 놓은 아침상을 받았다. 그러면서 서로의 물건이 늘어났고, 체취를 공유했다. 지영은 "어쩌면 지금까지의 시간은 모두 지우고, 전혀 다른 내가 될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그와의 진짜 동거를 시작했다.
사랑하고, 사랑받는 시간은 행복했다. 하지만 그 시간이 길게 가지는 못했다. 지영은 자신의 일기장을 보고 가정사에 끼어들려는 벽수에 분노했다. 서로에게 독설을 퍼부었다.
지영은 "너가 왜 연애를 다 실패했는지 알겠다. 넌 적당이 거리를 두지 않아. 일단 넌 성숙한 어른이 아니다. 평생 오롯이 너 자신으로 자립할 생각이 없잖아. 난 글 너 점이 너무너무 싫다. 혼자서도 완전할 수 있는 사람이 진짜 어른이다"라고 비난했다. 이에 벽수는 "그러는 넌. 아버지 장례식도 안가는 넌 얼마나 성숙하고 어른인데. 별것도 아닌데 유난이잖아 넌"이라고 받아쳤다. 지영은 "니가 날 좋아한다는 말 믿은적도 없다. 난 누구 사랑한적 없다. 보고싶다고 생각한 적 없다"고 그의 마음에 못을 박았다.
헤어지고 힘든 건 지영이었다. 지영은 정신과 전문의에게 어릴 때 상처를 고백했다. "여덟살 때 부모님 싸움을 말리려 갔는데 '쟤를 지웠어야 했다'고 했다. 시간이 지나도 계속 그 이야기를 하더라. 나는 괜찮지 않았다. 진짜 괜찮아서 괜찮았던게 아니라 그게 무서워서 그랬을 뿐. 상대가 좋아지기 전에 그리워지기 전에 버렸다. 그런데 그 사람이 나타났다. 태어나서 행복하다는 기분을 처음으로 느끼게 해준 사람. 힘들거다. 그 사람을 또 다시 만난다면 죽을만큼 힘들거다. 그 사람이 보고 싶다. 그 사람이 그립다. 저도 웃고 싶을 때 웃고, 울고 싶을 때 울고 싶다. 저도 그럴 수 있을까"
시간이 지나도 두 사람의 그리움은 계속됐다. 정신과 전문의는 "지금도 네가 여전히 예쁜지. 걱정하는 남자가 좀 전에 나갔다"꼬 귀띔했고, 두 사람은 재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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