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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유승호의 내공은 중간 광고마저 참게 만들었다.
MBC 수목극 '군주-가면의 주인(이하 군주)'이 시작부터 대박을 예고했다. 11일 방송된 '군주' 3,4회는 10.5%, 12.6%(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9.7%), 2회(11.6%)보다 0.8% 포인트, 1% 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이로써 '군주'는 동시간대 방송된 KBS2 '추리의 여왕'(9.2%)과 SBS '수상한 파트너'(6.1%, 7.2%)를 제치고 수목극 1위 굳히기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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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면 전형적인 영웅 탄생 서사시의 구조를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군주'의 그것이 흥미진진하게 다가왔던 건 배우들의 열연 때문이다. 엘은 첫 사극 도전이라는 것도, 아이돌 출신이라는 것도 믿기 어려울 정도로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였다. 김소현은 완벽한 비주얼을 뽐내며 화보 커플 탄생을 기대하게 했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건 유승호의 내공이다. 유승호는 온실 속 화초처럼 갇혀 살다 서민 세상에 눈 뜨고 처음 벗을 사귄 세자의 설렘부터 무능력한 왕권으로 고통받는 백성에 대한 미안함과 연민까지, 스펙터클한 감정선을 자연스럽게 풀어냈다. 특히 압권은 가면연기였다. 유승호는 눈과 입만 뚫린 가면을 쓴 탓에 표정을 배제하고 연기를 펼쳐야 했다. 가면 너머로 보이는 눈빛과 대사 만으로 모든 감정과 상황을 전달해야 하는 고난이도 미션이었다. 하지만 가면을 쓰고도 오히려 묵직한 카리스마를 뽐내며 시선을 압도, 왜 유승호의 사극을 믿고 봐야하는지를 시청자에게 납득시켰다.
이처럼 '군주'는 초반부터 배우들의 열연과 쫀쫀한 스토리가 합을 이루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과연 '군주'가 지난해 신드롬을 불러왔던 '구르미 그린 달빛'이나 MBC 최고의 청춘 사극으로 꼽히는 '해를 품은 달'의 계보를 이어 기분 좋은 기운을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가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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