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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꿈일까, 아닐까. 몽롱한 기분인걸."
어쩐지 좋은 예감이 들었던 걸까. 러블리즈는 이날 앞서 백스테이지 인터뷰에서 '지금, 우리'가 사랑받는 이유에 대해 "저희가 늘 짝사랑만 하다가 이번에 드디어 연인이 됐기 때문인 것 같다"며 웃었다. 가수는 노래따라 간다는 말이 사실인 걸까.
데뷔 이후 음방 첫 1위에 러블리즈는 "생각지도 못했다. 열심히 하겠다. 울림 관계자분들과 부모님들, 러블리너스께 감사한다"며 소감조차 제대로 말하기 힘들 만큼 눈물을 쏟았다. 앵콜 무대는 노래보다는 감격의 울음 그 자체였다. 리더 베이비소울을 비롯한 멤버들은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를 되뇌이며 팬덤 러블리너스와 함께 기쁨을 만끽했다.
러블리즈는 데뷔 이래 트렌드에 흔들리지 않고 확고한 컨셉트를 유지하며 막강한 고정 팬덤을 확보했다. 하지만 음방 1위의 벽은 높았다. 트와이스 외에도 레드벨벳, 여자친구, 마마무, 블랙핑크가 잇따라 러블리즈를 스쳐지나갔다. 팬덤조차 머리를 싸맸다. 팬덤의 남성 비율이 높은게 문제다, '아츄'의 컨셉트를 더 이어가야했다, 계절에 맞는 노래가 필요하다, 작곡가를 바꿔야한다 등 다양한 분석과 불만이 제기됐다. 높은 유명세에 비해 1위를 못하다보니 타 팬덤의 비꼼도 집증됐다.
그렇기에 이날의 1위는 멤버들에게도, 팬들에게도 더욱 특별했다. 절친으로 이름난 라붐 멤버들도 함께 눈물지으며 러블리즈의 1위를 축하했다.
'더쇼'는 출연한 가수에게만 1위 후보 자격을 부여한다. 때문에 음반, 음반, 유튜브, 방송출연 등 공지된 기준에 따라 출연하지 않은 가수에게도 1위 자격을 부여하는 다른 음악방송들에 비해 1위의 의미가 다소 다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러블리즈는 한단계 도약을 위해 필요했던 '1위'라는 멍에를 마침내 떨쳐냈다. 러블리즈가 한결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펼쳐갈 앞날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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