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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에 구애받지 않는 '비밀의 숲' 조승우가 대쪽 같은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시목은 살해된 박무성(엄효섭)의 시신을 봤을 때도, 그 모친이 아들의 죽음에 오열할 때도, 무죄를 주장했던 용의자 강진섭(윤경호)의 자살 소식에 절규하는 그의 부인 앞에서도 감정의 동요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살인사건의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냉철한 수사본능을 발동시켰다. 이는 담당 형사 한여진(배두나)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도망치는 용의자를 함께 쫓았고, 여진이 수갑을 채웠지만 눈 깜짝할 새 용의자를 데려간 시목에 그녀는 황당했다. 사건 발생 2개월 후에도 용산서를 찾아온 시목은 여진을 보고 인사는커녕 다짜고짜 "증거보관실 어딥니까"라고 물었다. 한결같이 수사만 보고 제갈 길만 가는 시목의 일관성이 오히려 매력적이라는 평이다.
# 로봇인 듯 로봇 아닌 시목
# 사건의 안내자, '셜록 시목'
여기에 시목의 독백은 장르 특성상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사건의 흐름을 시청자들이 쉽게 이해하게끔, 안내자 역할을 하고 있다. 천재적인 기억력과 추리력으로 상황을 판단하는 시목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단번에 극의 윤곽이 파악된다. 무성의 시체를 처음으로 목격했을 때 "자상 셋. 오른손잡이. 세 번이나 찌른 건 원한, 마구잡이인가?"라고 분석했고, 진섭의 자살엔 "사주를 받은 거라면 왜 모든 걸 안고 떠나지 않았을까"라며 의문점을 짚어줬다. 특히 살인 현장을 찾아 칼을 들고 시뮬레이션 해보는 상상씬은 영상에 찍힌 사람이 제3의 인물일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그가 방송 2회 만에 '셜록 시목'이라는 별칭을 얻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tvN '비밀의 숲' 매주 토, 일 밤 9시 방송.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