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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왕사' 윤종훈, "임시완·윤아 비주얼잔치…절세미남 역 부담스러워"

전혜진 기자

기사입력 2017-07-25 16:37



[스포츠조선 전혜진 기자] "'왕은 사랑한다'가 큰 기대작이라고 하더라고요. 사전제작 드라마는 처음인데, 피드백 없이 찍고 들어가니까 고칠 수도 없고. 사람들이 작품을 어떻게 평가할까 긴장감이 몰려오네요. 물론 기대감도 있어요. 열심히 찍었고, 여러 의미로 기대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MBC 월화 사극 '왕은 사랑한다'(이하 '왕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연기자로 변신한 걸그룹 대표미녀 윤아부터 홍종현 그리고 임시완까지, 미모의 스타들이 꽃같은 고려한복을 입고 사랑의 말을 속삭인다. 그러나 이들 사이에서 유독 뒷모습이 쓸쓸한 한 남자가 포착됐으니, 바로 왕전 역의 배우 윤종훈이다.


MBC '왕은 사랑한다' 방송화면
'왕은 사랑한다'는 매혹적인 아름다움 이면에 뜨거운 욕망과 정복욕을 품은 세자 왕 원(임시완 분)과 강직한 품성, 사랑의 열정을 지닌 왕 린(홍종현 분)의 브로맨스를 한순간에 무너뜨린 은산(윤아 분)의 이야기를 다룬 고려 사극이다. 윤종훈은 왕린(홍종현)의 둘째 형인 왕전 역을 맡았다. 그는 높은 서열의 왕족이라는 자존심과 원과 달리 순혈 고려인이라는 자부심을 내세워 고려의 왕이 되겠다는 꿈을 꾸고 있는 야심가. 절세미남에다 모두가 우러러보는 뭐 하나 남부러울 것 없지만 은산을 포함해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집착이 있다.

tvN '미생'의 사원 이상현부터 '청춘시대'의 서동주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연기를 펼친 윤종훈이지만, 사극 출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러 인터뷰를 통해 '병약한 조선의 세자'를 연기해보고 싶다며 독특한 욕심을 드러냈던 그는 본인, 그리고 그가 한복을 입은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팬들의 바람대로 늠름한 고려의 왕자로 변신했다. 워낙 캐릭터에 착착 달라붙는 연기력 덕에 얄미운 금수저도, 희망 청년의 얼굴도 이미 가졌지만 왕전은 또 한명의 윤종훈을 발견할 수 있는 그런 기회가 됐다.

"보시는 시청자분들은 사실 악역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그건 시선의 문제인 것 같아요. 당대 고려는 몽골의 속국이었고, 왕족 간 결혼을 통해 통제하려고 했던 시기죠. 순혈인 왕전은 진짜 고려인이 왕이 돼야 한다는 관점을 가진 인물이에요. 여자도 뺏겨, 왕도 못될 것 같아. 여러 모로 고군분투하는 인물이죠. 실제로 연기하면서 외롭고 감정적으로는 뭐랄까, 혼자 나와 있는 느낌을 받았어요. 다혈질에다 흥분하면 소리 지르기도 하는, 어떻게 보면 감정에 솔직한 사람인데 대부분 모든 캐릭터들이 저를 등한시하더라고요. 저를 좋아하는 사람이 없으니 혼자 연기하는 느낌에 외로웠어요. 하하"


사진제공=MBC
왕전은 비록 외로울지라도 고려 최고의 동안(?)인으로 인정받는다. 서열이 높은 탓에 그는 '왕사'의 왕족 연기자들 사이에서 아역까지 맡은 유일한 이가 됐다. 윤종훈은 "감독님이 저는 그냥 그대로 가자고 하셨어요. 그 촬영이 제일 힘들었죠. 상대는 다들 10대 중반이었거든요"하고 농담을 던진다. 그러나 앞서 공개된 스틸컷 속 그의 고려복색은 꽤 잘 어울렸고, 아역까지 완벽 커버한 그에게 "사극 비주얼이 정말 잘 어울린다"는 말을 건넸다. 그러나 윤종훈은 나름의 고충을 털어놓는다.

"왕전은 시놉시스에 '절세미남'이라고 소개돼요. 방송 나오면 '아 정말 욕먹겠다' 싶었죠. 굉장히 부담스러워요. 극중 (임)시완, (홍)종현 그리고 윤아가 서로 왕전의 모습을 보고 평가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시완이가 윤아에게 '넌 어떻게 생각하냐? 절세미남이야?'라고… 물어요. 그 덕에 촬영장에서도 등장만 하면 '절세미남 온다!'고 놀림을 많이 받았어요. 근데 정말 그 세 친구는 달라요. 모니터로 보면 정말 너무 잘생겼고 선이 좋더라고요. 진짜 어떻게 저럴 수 있나 싶은 비주얼. 너무너무 예쁘고 잘 하는 친구들이죠."

그럼에도 윤종훈을 위로 하는 건 그간 맡아왔던 캐릭터 중 가장 신분(?)이 높다는 것. "승진했네요. 하하 출세했죠. 그런데 한편으론 되게 어색하고 불편하더라고요. 제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왕자가 가마를 타고 가면 주위 하인이나 백성들이 무릎 꿇고 절을 해요. 나이 많으신 출연 하시는 분들이 그러니까 느낌이…하하."


사진제공=MBC

작품마다 강한 인상을 남기는 그지만, 유독 악역에서 임팩트를 보여왔다. 이에 대해 윤종훈은 "사실 그건 인지도의 문제인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극강의 역할을 맡아야 인지가 잘 되잖아요. 악역은 사실 몇 번 안 했는데, 대부분 그런걸 많이 기억하시더라고요. 제가 굉장한 비주얼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모델처럼 멋진 몸을 가진 사람도 아니라. 노멀한 캐릭터를 맡으면 기억을 잘 못 하시는 게 아닐까요"라고 겸손하게 말한다. 그러나 그 '노멀함'은 윤종훈 최고의 매력이다. 반짝반짝 빛나는 노멀함. 어떤 캐릭터를 쥐어줘도 그대로 흡수하는 그런 찰진 노멀함. "예전에는 실제로도 그냥 노멀한 게 그나마 제 매력이라고 생각했어요. 물론 연기를 잘해야 하겠지만, 잘 해낸다면 선악을 쉽게 오가는 그런 것에 매혹되었죠. 그런데 지금은 정말 모르겠어요. 지금의 나의 위치나 연기에 관한 것들, 더욱 깊게 고민하는 시기인 것 같아요. 갈수록 어렵네요."

현재진행형인 스스로에 대한 고민이 윤종훈의 성장 동력이다. 끊임없이 자신을 찾아가고 있는 윤종훈은 대중에게 어떤 배우로 남고 싶을까.


"늘 변함 없는 생각이지만, '잘생김을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냥 이렇게 편안하게 있을 땐 없는 것처럼 있다가도, 연기할 때만큼은 제일 매력적이고 빛났으면 좋겠어요. 연기로 신뢰받는 사람. 연기를 할 때 만큼은 특별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왕사'의 윤종훈은 대중에게 낯설 수 있다. 천하를 호령하는 왕도 아니고, 달콤한 말을 속삭이는 미남 선비도 아니다. 그러나 방송 후엔 분명 욕망 가득하지만 어딘지 쓸쓸한 그의 매력을 끊임없이 곱씹는 이가 생길 것이다. 잘생김을 연기해나가고 있는 '절세미남' 윤종훈. 그가 있기에 앞으로의 '왕사'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gina1004@sportschosun.com, 사진=이새 기자 06sej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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