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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이제는 연기돌이 없는 드라마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아이돌 출신 연기자의 수가 어마어마하게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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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은 단연 연기돌의 텃밭이자 천국이라고 할 수 있다. tvN은 방송사 중 가장 많은 연기돌을 기용했고 처음 연기를 시작하는 아이돌에게 주목받을 수 있는 기회를 엄청나게 제공했다. 대표적인 케이스만 꼽아보자. 지난해만 해도 애프터스쿨 나나와 샤이니 키라는 연기 보석을 발굴했다. 나나는 '굿와이프'에서 조사원 김단 역을 맡아 걸크러시 매력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이에 작품이 끝난 뒤 나나는 각종 드라마와 영화 섭외 1순위로 떠올랐고, 현빈 유지태 주연의 영화 '꾼'에 캐스팅 됐다. 샤이니 키는 '혼술남녀'에서 공시생 김기범으로 출연, 차진 사투리와 능숙한 생활 연기로 주목받았다. 그는 곧바로 MBC 월화극 '파수꾼'에 캐스팅 됐고 연기변신 호평을 이끌어냈다.
이밖에 '응답하라' 시리즈의 정은지(에이핑크) 혜리(걸스데이) 도희(타이니지) 바로(B1A4), '또 오해영' 허영지(카라, KARD), '몬스터' 용준형(하이라이트), '써클-이어진 두 세계' 이기광(하이라이트), '식샤를 합시다' 시리즈의 윤두준(하이라이트), '혼술남녀' 정채연(다이아), '연애 말고 결혼' 정진운(2AM),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조이(레드벨벳) 등 수많은 연기돌이 tvN 드라마를 통해 빛을 발했다. tvN의 연기돌 사랑은 계속된다. 위너 강승윤과 에프엑스 크리스탈을 '슬기로운 감빵생활' 새 주인공으로 낙점했다. 크리스탈은 현재 방송중인 '하백의 신부 2017'에도 출연 중이다. 또 소나무 뉴썬도 '크리미널 마인드'로 연기 신고식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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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한하게 KBS 드라마는 여자 연기돌을 많이 발굴했으나 그들에게 가혹한 곳이 되기도 했다. '드림하이'를 통해 연기자로 인정받은 수지와 아이유는 각각 '함부로 애틋하게'와 '프로듀사'에서 연기력 논란에 휘말렸다. KBS1 '너는 내운명'에서 장새벽 역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소녀시대 윤아 또한 '총리와 나'로 주춤했고, AOA 설현도 '오렌지마말레이드'로 쓴맛을 봤다.
반면 남자 연기돌과의 브로맨스는 아주 끈끈하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2PM이다. '신데렐라 언니'로 택연을, '김과장'으로 준호를 발굴하며 이들이 배우로 자리잡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줬다. 최근에는 '7일의 왕비'에서 서노 역을 맡은 찬성의 장렬한 최후를 그리며 그의 재발견을 도왔다. 2PM 외에도 남자 연기돌과의 상성은 좋다. 엠블랙 출신 이준은 '아버지가 이상해'로 각종 찬사를 받고 있고, 비투비 육성재는 '후아유-학교 2015'를 통해 처음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인정받았다. 엑소 디오(도경수) 또한 '너를 기억해'로 임팩트 있는 연기를 선보였고, B1A4 진영은 '구르미 그린 달빛'을 통해 큰 사랑을 받았다. 방탄소년단 뷔(김태형)도 '화랑'으로 연기 신고식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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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와 반대로 MBC는 여자 연기돌과의 궁합이 좋은 편이다. 최근 들어 '그녀는 예뻤다'의 최시원(슈퍼주니어), '군주-가면의 주인'의 김명수(인피니트 엘) 등의 활약이 두드러졌고, 가장 성공한 연기돌로 인정받는 임시완(제국의아이들) 또한 '해를 품은 달'을 통해 데뷔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봤을 때 남자 연기돌보다는 여자 연기돌과의 합이 좋은 편이다.
대표적인 케이스는 슈가 출신 황정음이다. 황정음은 '지붕뚫고 하이킥'으로 처음 연기에 도전했다. 망가짐을 불사한 코믹 연기에 시청자의 마음은 녹아내렸고 이후 그는 '골든타임' '킬미 힐미' '그녀는 예뻤다' 등을 히트시키며 'MBC의 효녀'로 자리잡았다. 애프터스쿨 출신 유이 또한 연기력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던 케이스지만 이서진과 함께한 '결혼계약'을 통해 완전히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소녀시대 서현과 윤아도 최근 방송 중인 '도둑놈, 도둑님'과 '왕은 사랑한다'에서 연기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티아라 함은정과 애프터스쿨 출신 이주연은 '별별며느리'에서 연기 대결을 펼치는 중이다.
앞으로도 걸그룹 멤버들의 MBC 방문은 계속된다. AOA 민아는 '병원선'을 통해 연기에 도전하고, 구구단 강미나는 '20세기 소년소녀'에서 한예슬 아역으로 첫 연기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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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와 연기돌의 궁합은 평범한 편이다. FT아일랜드 이홍기('미남이시네요') 걸스데이 민아('미녀 공심이'), 씨스타 다솜('언니가 돌아왔다') 등이 좋은 성적을 받긴 했지만 타 방송사에 비해 두드러진 연기돌의 발견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꾸준히 헬로비너스 나라('수상한 파트너'), 소녀시대 유리('피고인'), 걸스데이 소진('떴다! 패밀리'), 갓세븐 진영('푸른바다의 전설'), 엑소 백현('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씨엔블루 강민혁('딴따라'), 씨스타 출신 보라('닥터 이방인'), 인피니트 호야('가면') 등 연기돌의 도전과 소기의 성과는 발견되는 곳이다. 블락비 피오 또한 하명희 작가의 신작 '사랑의 온도'로 연기 도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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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는 연기돌을 많이 기용한 케이스는 아니지만, 기용한 연기돌마다 주목받은 묘한 곳이다. 대표적인 예가 '힘쎈여자 도봉순'의 박형식이다. 박형식은 그동안 '나인-아홉번의 시간여행' '바보엄마' '가족끼리 왜이래' '상속자들' '상류사회' 등 많은 작품에 도전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던 케이스다. 하지만 그가 배우로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었던 건 '힘쎈여자 도봉순'을 만나면서다. '힘쎈여자 도봉순'에서 사차원 사랑꾼 안민혁 역을 훌륭하게 소화해내며 '차세대 로코킹'으로, 배우로 입지를 굳힐 수 있었다. 카라 출신 한승연과 티아라 출신 류화영 또한 '청춘시대'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앞으로 소녀시대 수영, 걸스데이 유라, 샤이니 민호 등이 JTBC 웹드라마로 시청자와 만나는 만큼, JTBC가 연기돌과의 궁합지수를 높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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