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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MBC 수목극 '죽어야 사는 남자'는 신성록의 또다른 매력을 만나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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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공항가는 길'도 밉상 느낌이 있었기 때문에 '죽어야 사는 남자'도 그런 느낌이라고 생각했다면 출연하지 않았을 거다. 그런데 '죽어야 사는 남자'는 불륜 소재는 굉장히 작은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그보다는 평범한 남자 앞에 재벌 장인이 나타난다는 상황 자체가 너무 황당하고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처음에는 나쁜 놈이라는 반응이라 조금 당황스러웠다. 불륜을 너무 배제하고 작품을 선택한 것 같고, 내가 아직은 작품 선택을 냉정하게 하지 못하는 구나 싶었다. 하지만 빨리 재미있게 커버해서 밉상 캐릭터를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밉상 캐릭터가 되어버리면 나중에 가족의 의미를 되찾지 못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간 쯤 감독님께 내가 보고 느낀 호림이 캐릭터는 나쁘고 이득을 착취하기 위해 그런 선택을 한 게 아니라 순수하고 착하고 겁도 많은데 잠깐 판타지에 살짝 흔들린 것 뿐이지 뭘 결정할 수 있는 친구가 아니라고 말씀 드렸다. 호감으로 돌리려고 일부러 하진 않았지만 상황 속에서 모든 걸 선택할 때 가장 순수한 아이로 표현하려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호림이의 그런 매력들이 보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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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어른과 술 받아먹으면서 울컥하면서 고해성사식으로 얘기하는 장면이 있다. 그게 호림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신이었다고 생각한다. 눈물도 많고 웃음도 많고 호기도 있다. 그런데 뭔가 잘하진 못하지만 하고자 하는 캐릭터 표현이 된 것 같다. 장인 어른과 그런 얘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짠하고 그런 부분이 있지 않았나 싶다."
사실 신성록은 그동안 쉼없이 달렸다. 2003년 SBS 드라마 '별을 쏘다'로 데뷔한 뒤 '고맙습니다' '별에서 온 그대' '라이어 게임' '공항가는 길', 영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김종욱 찾기' '밀정', 뮤지컬 '모스키토' '사랑은 비를 타고' '햄릿' '로미오 앤 줄리엣' '몬테크리스토' '영웅' '태양왕' '엘리자벳' '키다리 아저씨'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14년 간의 활동기간 동안 공백기는 군복무를 한 2년에 불과하다.
"29세 때 한번 슬럼프가 왔었다. 항상 똑같은 캐릭터만 하고 연기를 해도 혹평이 많았다. 나는 연기에 재능이 없다고 생각해서 우울증 같은 게 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답을 내렸다. 나는 행복하려고 태어났는데 왜 남들과 비교하며 스스로 불행해지는가, 남들보다 좀 못해도 행복하게 즐기며 살자고 생각했다. 그 다음부터 연기도 좋아졌고 일하는 것도 편해졌다. 여유가 생겼다. 앞으로 비슷한 역할보다는 다른 역할을 하고 싶다. 로코도 하고 싶다. 멋지기만 한 캐릭터보다는 재미있는데 로맨스가 있는, 뭔가 틀을 깨는 그런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