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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2 수목극 '맨홀-이상한 나라의 필(이하 맨홀)'이 또다시 시청률 1%대 늪에 빠졌다.
7일 방송된 '맨홀'은 1.8%(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방송분(2.2%)보다 0.4% 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수목극 중 최하위 성적이다. 동시간대 방송된 MBC '병원선'은 11.3%, 13%, SBS '다시 만난 세계'는 5.7%, 6.4%의 기록을 냈다,
그러나 '맨홀'이 받아든 성적표는 처참했다. 남자주인공이 짝사랑하는 소꿉친구의 결혼을 막기 위해 타임슬립을 한다는 설정이 일본 드라마 '프러포즈 대작전'과 같다는 혹평 속에 3.1%의 시청률로 출발을 알렸다. 이후로는 시청률이 계속 하락하더니 급기야는 8월 31일 방송된 8회가 1.4%라는 기록을 내기에 이르렀다. 이는 지상파 3사 통합 역대 방영 드라마 중 최저시청률이라 충격을 안겼다. 이에 '맨홀'에 대한 기대감도 떨어진 분위기이지만, 아직 작품을 포기하기엔 이르다. 진짜 매력은 이제부터 발현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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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홀'은 이제까지 강수진의 결혼을 막기 위한 봉필의 좌충우돌 코믹 타임슬립 에피소드로 극을 꾸려왔다. 하지만 중반부가 넘어가면서 박재현의 반전을 통해 스릴러 요소를 가미, 늘어지던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특히 '맨홀'의 스릴러 요소에 관심이 가는 건 이 작품을 집필한 이재곤 작가 때문이다. 이재곤 작가는 로맨틱 코미디물을 썼던 작가가 아니다. 범인과 그를 잡으려는 이들의 팽팽한 심리 추격전을 쫀쫀하게 그려내며 큰 호응을 불러왔던 장본인이다. 그 특기를 이번에는 사이코패스 박재현과 그를 막아내고 강수진을 지키려는 봉필의 관계로 녹여낸 것이다. 그리고 그 관계가 이제서야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한 만큼, 이 작가의 장점은 지금부터 드러날 것이다. 즉 지난 방송까지는 필살기를 쏘기 위한 예열 단계라고 볼 수 있다.
또 장미관은 섬뜩한 사이코패스 연기로 이미 인정을 받은 인물이다. 그는 전작 JTBC '힘쎈여자 도봉순'에서 가면남으로 등장, 소름 돋는 반전 연기로 충격을 안긴 바 있다. 스릴러 장인과 괴물 신인의 만남으로 '맨홀'이 시청률 1%대 수렁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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