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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배우 천우희가 '아르곤'으로 충무로의 신데렐라에서 안방극장의 블루칩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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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곤'은 그가 데뷔 13년 만에 택한 첫 주연 드라마. 드라마에서도 천우희는 역시 천우희였다. 천우희는 계약직 기자 이연화 기자 역을 맡아 멸시를 받다 팀원들에게 인정받고 진정한 기자로 거듭하는 캐릭터의 성장과 심리를 완벽하게 소화했으며 이 세상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사람으로 느껴질 만큼 실감나게 표현해 주목 받았다. 똑똑하고 민첩하고 배려를 알고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는 모습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수긍이 가도록 그려져 시청자들이 드라마에 몰입하는 데에 일조했다.
이날 천우희는 '아르곤'을 자신의 첫 주연 드라마로 택한 이유에 대해 진중하게 입을 열었다.
"꼭 대본을 중심으로 생각한다. 같이 하는 감독님과 배우도 중요하지만 제가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느낌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아르곤' 대본은 정말 술술 읽혔다. 3부까지 나온 상태에서 대본을 받아봤는데 결말이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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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큰 주목을 받은 배우는 자신의 첫 드라마를 어느 정도 시청률이 보장이 되는 장르의 드라마 혹은 자신의 캐릭터가 유난히 돋보이는 작품을 고르기 마련. 하지만 천우희는 달랐다. 자신이 돋보이는 작품이 아닌 모두가 보이는 작품, 쉽고 익숙한 장르의 드라마가 아닌 '탐사 보도 드라마'를 택했다.
"영화를 택할 때도 그렇지만 난 모든 작품을 고를 때 나만을 위한 욕심은 안 부린다. 내가 확 돋보일 수 있는 작품? 내가 빵 뜰 수 있을 것 같은 작품? 그런 생각은 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건 이 작품이 얼마나 좋냐. 그 작품 그 자체 이니까.
사실 드라마를 하기로 하면서 걱정도 많았다. 특히 주변에서 '영화에서 없었던 연기력 논란이 드라마에서 생기면 어쩌냐' '영화판에서 잘하다가 드라마판 가서 욕먹으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냐'라고 걱정을 많이 했다. 나 또한 그런 부분이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매체의 특성은 조금씩 다르지만 결국 연기는 다 똑같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 선택에 만족한다."
천우희는 극중 캐릭터에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았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아마 20대 라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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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연화가 정규직 기자가 아니라는 데서 오는 현실, 이런 모습도 요즘 쉽게 말하는 '웃픈 청춘'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굳이 계약직이라는 걸 떠나서 요즘 20대들은 누구나 다 힘든 거 같다.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그 나름대로의 힘듦이 있듯이 젊은 사람들도 그들만의 힘듦이 있다. 특히 20대는 아직 겪어보지 않은 것들이 많고 경험도 적고 넘어가야 할 산도 많으니까.
물론 나도 그랬던 시기가 있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작품은 없고 내가 참 하찮고 작은 존재로 느껴졌다. 학교 안에서는 어느 정도 나를 보호해주는 울타리도 있고 주변 사람들이 잘한다 잘한다 칭찬도 많이 해줬고 정말 나 잘난 맛에 살았다.그러다가 학교를 졸업하고 세상에 탁 던져졌는데 정말 난 아무것도 아니었다. 아직도 한참 멀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더욱 열심히 열심히 하게 됐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자신감을 가졌다가 다시 자괴감에 빠졌다가, 그런 과정의 연속인 것 같다."
한편, '아르곤'은 지난 26일 8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후속작인 이민기·정소민 주연의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10월 9일 첫 방송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나무엑터스









